서브프라임 충격, 당신의 해외펀드를 흔들다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7.08.09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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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시장·테마펀드 '직격탄'?…이머징펀드 위기론도 솔솔

'서브프라임 위기, 당신의 해외펀드는 안전하십니까?'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여파가 전세계 투자펀드를 흔들고 있다.

최근 주가조정으로 국내주식형 펀드의 상승세가 꺾였지만, 정작 더 큰 충격은 해외펀드에 가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9일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가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 펀드에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분석했다. 대신 한국 등 이머징(신흥)시장펀드는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물펀드·인프라펀드 등 테마펀드의 수익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예상했다. 테마펀드의 주된 대상이 대부분 선진시장의 다국적기업이기 때문이다.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7월 한달간 해외펀드의 수익률은 선진시장과 이머징시장의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북미시장 펀드가 2.98%, 유럽펀드가 1.92%, 글로벌 펀드가 2.28%하락한 반면 이머징시장 펀드는 5.01%, 특히 이머징아시아 펀드는 7.43%의 높은 수익을 올렸다.

이머징유럽과 남미펀드도 각각 3.37%, 1.34%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수익률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북미(-1.15%), 유럽(0.96%), 글로벌 (-0.76%)시장펀드가 손실을 냈지만, 이머징아시아 펀드는 20.74%의 고수익을 올렸다. 이머징(14.73%), 남미(14.56%), 이머징유럽(6.54%)도 양호했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분석팀장은 이에 대해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가 선제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했다.

이 팀장은 "미국, 특히 유럽의 경우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가 매우 심각하게 장기화될 수 있다"며 "선진국 리츠펀드 뿐 아니라 물펀드·인프라펀드·대체에너지펀드 등 테마펀드의 경우에도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CJ투자증권 역시 당분간 선진시장 펀드에 비해 이머징시장 펀드가 안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익재 CJ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서브프라임 충격은 지난2월보다 심각한 상태로 실물경기까지 번지고 있다"며 "단기간 글로벌 증시의 하락압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센터장은 그러나 "상품(원자재)가격추이를 볼 때 여전히 중국경기에 대한 믿음은 견조하다"며 "상대적으로 중국 등 이머징마켓의 펀드가 안전한 투자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머징 시장펀드가 더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장득수 슈로더투신운용 상무는 "서브프라임 이슈는 야구로 보면 3~4회 정도밖에 오지 않았다는 분석들도 나오고 있다"며 "서브프라임 이슈가 커지면 그간 많이 올랐던 이머징 시장부터 팔고 나오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장 상무는 특히 "주식에 있어서 선진시장과 이머징 시장의 상관관계가 2003년부터 크게 높아졌다"며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서 선진시장이 안좋으면 이머징시장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입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원일 알리안츠 자산운용 대표도 "글로벌 시장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주식으로부터의 이탈이 진행되고 있다"며 "중동·아프리카 등 제3세계 및 신흥시장으로부터 이탈 움직임이 거세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세계 금융시장의 '비동조화(디커플링)'를 논하는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찬익 모간스탠리 전무는 "전세계 금융시장을 떠도는 자금은 많은 부분이 미국계 자금으로 아시아와 미국의 자금을 구분하기 어렵다"며 "서브프라임 이슈는 전세계 금융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서브프라임 이슈가 아시아 이머징 마켓에 미치는 영향이 원래 충격보다는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훈 하나대투증권 마케팅본부장은 "서브프라임 위기 확산으로 인한 미국의 소비력 감소는 결국 수출비중이 높은 이머징 시장으로 위기가 전염될 가능성이 높다"며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던 이머징 시장의 타격이 클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현재로서는 해외펀드의 비중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상황이 악화될 경우 오히려 선진시장펀드보다는 이머징 펀드의 비중을 줄여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적립식 투자자들은 이같은 해외펀드의 위기때문에 섣불리 환매할 필요는 없어보인다.

안상순 모닝스타 코리아 펀드분석팀장은 "서브프라임 충격이 예상보다 오래 진행되면서 단순거치식 해외펀드는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며 "그러나 장기투자하는 적립식 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저가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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