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형 펀드는 '국산'이 좋다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7.08.0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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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사별 기간수익률 봤더니… 국내社, 외국계 비해 월등

'국내 주식형 펀드는 국산(國産)품이 좋습니다'

국내 주식형 펀드시장에서 국내 운용사들의 비교우위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3년간 외국계 운용사들도 속속 상륙하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를 출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역부족인 것으로 풀이된다.

7일 한국펀드평가의 도움을 받아 6일 현재 국내증시에서 주식형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들의 수익률을 살펴봤다. 최근 3년간 24개 운용사 중 9개 운용사가 운용사 평균을 웃도는 수익을 거뒀지만, 이 중 외국계는 한 곳도 없었다.



최근 3년간 가장 수익률이 좋은 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206.5%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했다. 운용사 전체 평균은 166.46%. 유리자산운용(202.87%), 한국운용(185.09%), 동양투신(183.11%), 신영투신(181.97%)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PCA(161.03%), 알리안츠(158.57%), 랜드마크(156.11%), 템플턴(138.31%)은 평균을 밑돌았다. 합자형태의 우리CS와 신한BNP도 각각 139.55%, 135.33%에 머물렀다.



1년 수익률을 경우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38개 운용사 중 16개 운용사가 운용사 평균인 49.34%를 웃돌았는데, 이 중 알리안츠와 템플턴투신만이 평균을 간신히 넘어섰다.

1년 수익률 최고는 한국밸류(81.79%)자산운용이며, 동부투신(66.57%), 신영투신(61.89%), 유리자산운용(60.17%)이 뒤를 이었다.

외국계는 랜드마크, 피델리티, 푸르덴셜, 기은SG, 슈로더의 순으로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주식형 펀드의 경우 국내운용사가 강점을 지니고 있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애널리스트의 수 등 인력구조나 펀드 비중을 봐도 국내시장에서 우위를 가질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외국계 운용사가 운용하는 펀드 중 국내주식형펀드의 비중은 58%에 머무르고 있다.

아울러 매크로 분석 등 원칙적인 투자를 중요시하는 외국계보다는 국내 운용사의 공격적인 투자가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상순 모닝스타코리아 펀드평가팀장은 "국내 운용사들은 외국계에 비해 업종별 애널리스트 등 투자 인력이 풍부하다"며 "국내 운용사들이 공격적으로 투자한 반면, 외국계는 가치투자 등 특정스타일이 치중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안 팀장은 외국계 운용사들의 포커스 자체가 해외펀드를 겨냥하고 있는 것도 국내운용사의 비교우위를 낳는데 일조한 것으로 풀이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국내증시의 주도권이 국내기관으로 넘어온 점을 주된 원인으로 았다. 가치주 혹은 시장지배력 있는 회사 등을 국내기관이 직접 선별, 상승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분석팀장은 "과거에는 외국계가 자금력과 정보력에서 국내기관에 비해 월등했지만, 현재는 국내기관의 영향력이 더 커졌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국내기관의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등 시장을 만들어가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며 "반면, 외국계는 이론에 적합한 원론적 투자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고 풀이했다.

상대적으로 국내운용사 매니저의 권한이 크고, 탄력적 포트폴리오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한 가지 이유로 꼽힌다. 실제 국내기관의 포트폴리오 교체가 외국계에 비해 잦고 회전율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조완제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계 운용사의 경우 국내주식형을 주력상품으로 가져가는 곳이 많지 않다"며 "국내사에 비해 해외 네트워크가 강한 대신 국내주식 리서치 활용능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외국계 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국내 운용사에 비해 운용상의 제약이 있지는 않다"며 "최근에는 자금이 많이 들어오는 국내운용사들이 보유종목의 수익률 관리가 좀 더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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