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사태 악화, 파키스탄이 주범"

박성희 기자 2007.08.05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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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의 한국인 인질 억류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파키스탄 정보부(ISI) 소속 요원들이 이번 사태를 위기로 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라주딘 파탄 아프가니스탄 가즈니주(州) 주지사는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건 발생 초반에는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이 상황을 주도했으나 며칠 후 파키스탄 영내의 탈레반 및 ISI 요원들이 아프간에서 활동중인 탈레반이라고 신분을 속이고 합류,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탄 주지사는 "납치범 가운데 한 명이 전화 대담 중 파키스탄측 탈레반들이 사용하는 파슈토 말을 파키스탄 공용어인 우르두 말로 통역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 특사인 백종천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이 이번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지난 2일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한 이후 탈레반측이 협상시한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그동안 아프간 관계자들은 파키스탄 ISI가 탈레반 반군을 은밀하게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했으나 파키스탄 측은 이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파탄 주지사는 "나는 한국 외교관계자들에게 이번 사태의 조기 해결을 원한다면 파키스탄 외무부에 압력을 가해 그들이 ISI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었다"고 전했다.

이번 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에게 인질 사태 해결을 도와줄 것을 요청했으나 무샤라프 대통령은 "파키스탄은 탈레반과 관련도 없고 접촉하고 있지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은 한국 정부의 동의없이 한국인 인질 21명을 구출하기 위해 아프간 탈레반 무장세력에 대한 군사작전에 돌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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