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천국 만들고 싶어 복지법인 설립"

부산=김지산 기자 2007.08.06 09:04
글자크기

[2007 당당한부자]한마음 학원 설립 배경

정영기 교수가 한마음학원을 설립한 배경은 자신의 큰 딸(25)이 정신지체장애인이어서 장애인과 가족이 사회의 편견으로 받는 고통을 너무나 잘 알았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큰 딸을 낳았을 당시 받았던 고통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너무 괴로웠어요. 딸과 함께 세상을 떠나자는 끔찍한 생각까지도 했습니다. 아내도 당시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고 하더군요. 정신지체아 자녀를 둔다는 건 그만큼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그가 힘들었던 것은 세상 사람들의 싸늘한 시선과 태도였다. 유엔(UN)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1980년을 '장애인의 해'로 선정하고 각종 언론의 보도가 이어지면서 사회적 관심이 싹트기 시작했다. 하지만 장애인을 둘러싼 국내 일반인의 정서는 잔혹할 정도로 차가웠다.

↑정영기 교수(좌측에서 두 번째 남자)가 자신의 큰 딸 희경씨와 한마음 학원 운동회에서 손을 잡고 달리기 경주선상에 서 있다.↑정영기 교수(좌측에서 두 번째 남자)가 자신의 큰 딸 희경씨와 한마음 학원 운동회에서 손을 잡고 달리기 경주선상에 서 있다.


정 교수는 1984년 박사과정을 밟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일본 히로시마로 떠났다. 히로시마는 원폭 피해자들이 많아 장애인 시설과 그들을 향한 사회의 따뜻한 시선, 배려가 넘쳐나는 도시였다. 이곳에서 그는 인생을 걸만한 꿈을 품게 됐다. 일본의 선진적인 장애인 배려 문화를 한국에 도입하자는 것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정 교수는 한국에 선진 장애인 문화를 꽃피우고자 1989년 한마음 학원을 설립했다. 1995년 사단법인에 이어 1999년 복지법인으로 승격해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자금 사정은 한결 좋아졌지만 여전히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적게나마 천년약속의 수익금 중 일부가 들어와 다행이지만 전체적으로는 넉넉치 않아 일반인들의 관심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천년약속이라는 이름은 지금으로부터 1000년전 고려시대의 걸작 고려청자를 만들던 장인정신과 인간사회에서 중요한 요소의 하나인 약속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미에서 지어졌다. 정 교수는 "천년약속이 이름값을 제대로 하는지 기업으로서 쌓은 부를 장애인 돕기에 환원하는 처음의 약속이 잘 지켜지고 있어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