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가자. 오지(奧地)로, 오지로...'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7.08.0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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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아프리카·남미 등 전세계로 확장...성장성&리스크 모두 높아

'가자. 오지(奧地)로, 오지로...'

의류업에 종사하는 30대 미혼 여성 김 모씨는 요즘들어 부쩍 세계지도를 펼치는 일이 잦아졌다.

세계 전역을 훑어보며 한참동안 생각에 잠긴다. 휴가철을 맞아 여행지를 고르고 있는 건 아니다. 김 씨는 요즘 수입이 좋아져서 생긴 여윳돈을 어디에 묻어둘까 고민중이다.



가까운 중국, 일본 펀드는 이미 가입했고,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펀드는 너무 많이 알려져 별로 내키지 않는다.

전 같으면 여윳돈을 국내주식형에 더 넣었겠지만, 요즘 장이 폭락한다해서 마뜩치 않다.



그럼 어디에 투자할까. 뭔가 신비하고 매력적인 투자처가 없을까. 동유럽? 남미? 중동? 아니면 내친김에 아프리카까지 진출해볼까?

바야흐로 전세계에 투자하는 시대가 왔다. 글로벌 운용사들의 펀드가 한국시장에 속속 선을 보이면서 선진국, 개발도상국 뿐 아니라 제3세계 지역으로도 투자대상이 넓어지고 있다.

신흥시장을 포함한 해외주식형펀드의 인기는 식을줄을 모르고 있다. 올들어 1월과 2월 4월을 제외하고는 모두 해외주식형 설정액 증가가 국내주식형을 앞질렀다. 7월에는 국내주식형 설정액이 4조7552억원 증가하는 동안 해외주식형 설정액은 6조1808억원 늘어났다.


한국투신운용과 삼성투신운용,유리운용, 우리CS운용 등 국내 운용사와 슈로더, 도이치, 알리안츠, JP모간 등이 글로벌 신흥국 펀드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도이치자산운용과 JP모간의 펀드가 눈길을 끈다.



도이치투신운용의 '도이치 포스트일레븐플러스 재간접펀드'는 골드만삭스가 브릭스(BRICs)의 뒤를 이을 차세대 11개 신흥국가로 지목한 인도네시아·터키·베트남·멕시코·이집트·필리핀 ·아르헨티나·브라질·폴란드·태국에 투자한다. 회사측은 국가별 성장 잠재력이 다르고 상관성이 낮아 분산투자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펀드는 2일 현재 최근 3개월간 12.19%의 수익률을 올렸다. 조만간 비과세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재간접펀드도 출시될 예정이다.

JP모간자산운용은 지난 5월 한국시장 출범에 맞춰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 주식에 투자하는 'JP모간 중동·아프리카 주식형펀드'를 출시했다.



JP모간은 지난 1994년 아프리카 증시 설립부터 투자해 온 노하우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주요 투자국가는 남아공 56%, 이스라엘 18%, 터키 13%, 이집트 9%등 4개국. 때문에 중동정세가 불안하더라도 변동성은 높지 않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신흥시장 펀드는 엄청난 성장성을 주무기로 한다. 그러나 수익을 평가할만한 기준이 없고, 투자대상으로서의 가치도 검증되지 않은 고위험 상품이라는 한계도 있다.

안상순 모닝스타코리아 평가분석부장은 "최근 도이치나 JP모간의 신흥시장 펀드의 경우 성장성 측면에서는 매우 높지만, 수익의 등락과 위험성도 상대적으로 높다"고 밝혔다.



안 부장은 "실제 베트남 펀드만 해도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급격한 수익률의 등락을 나타냈다"며 "펀드의 성과가 가입시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거치식보다는 적립식 투자가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투자비중 역시 10~20%정도로 분산할 것을 조언했다.

허진영 제로인 과장은 "새로운 지역의 펀드를 찾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많은 정보를 접할 수가 없어 '묻지마 투자'에 머무를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할 경우 자산의 일부를 장기 분산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해외펀드,'가자. 오지(奧地)로, 오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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