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의 말이다. 90년대 GE 역시 미국의 금산분리 원칙으로 금융업을 키우는데 한계를 느꼈고,삼성 역시 금산분리 원칙에 발목이 잡혀있다. 이 때문에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미래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GE 사례가 좋은 참고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삼성 vs GE ‘닮은꼴’ = 삼성과 GE의 공통점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체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에 삼성전자가 있다면 GE는 가전과 발전설비, 항공기 엔진 등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다양한 금융분야에 진출했지만 은행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닮은꼴이다. GE는 해외에서는 은행을 소유하고 있지만 미국내에서는 GE캐피탈을 중심으로 신용카드와 보험,자동차할부 등에 진출했다. 삼성도 카드와 증권,생명보험,화재보험 등을 금융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양사 모두 산업자본의 은행소유를 허용하지 않는 ‘금산분리 원칙'에 발목잡혀 은행업으로의 진출이 가로막혔다.
GE의 변신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적극적인 해외진출 전략이 숨어있다. GE는 GE캐피탈을 중심으로 동부 및 중앙 유럽에서 은행을 인수, 국내에서 풀지 못한 은행소유의 꿈을 이뤄냈다. 체코와 폴란드 등 동구권에서만 2004년말 현재 약 300여개의 은행 지점을 소유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금융회사로 평가받는 씨티그룹이 같은 지역에서 160여개의 지점을 두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씨티를 앞서는 양상이다. 은행 소유 금지는 금융업을 키워나가는데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지만 GE는 해외로 눈을 돌려 돌파구를 찾았고 제조업과 금융업이라는 쌍두마차 체제를 확립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퇴임을 앞둔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의 고언이 삼성에게도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윤 위원장은 지난 1일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살아남으려면 서비스 산업에 집중해야 하고 그 중에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금융서비스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며 “우리나라 사람들은 금융 DNA가 충만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