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일본·유럽↓ 중국·남미↑

머니투데이 이재경 기자 2007.08.02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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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이머징마켓 전성시대

해외펀드 투자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중국과 남미 등 브릭스 투자가 한달 새 두 배나 급증하는 등 해외펀드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이머징마켓의 전성시대다.

반면 일본이나 서유럽 등은 수익률 저하로 해외펀드를 통한 투자 인기가 시들해져가고 있다.



해외펀드, 일본·유럽↓ 중국·남미↑


국민은행 압구정PB센터의 백승화 팀장은 "올 들어 일본 및 서유럽에 대한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이들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를 환매하는 고객들이 있었다"며 "하지만 친디아나 브릭스, 중남미 등에 투자하는 고객들은 늘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 팀장은 이어 "최근 중국 증시가 또다시 사상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호황을 맞고 있고 베이징올림픽까지는 분위기를 이어갈 수는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며 "그러나 중국의 경우 증시가 너무 과열된 양상을 띠고 있어 많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남미 늘었다=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중국에 투자하는 공모펀드 설정액은 지난 달 27일 7조2425억원을 기록했다. 전달 말 기준으로는 5조6506억원이었다. 한 달 동안 27%가 늘어난 것이다. 지난 해 말 3조943억원에 비하면 138%가 증가했다.

브라질 등 남미에 투자하는 규모는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
남미에 투자하는 펀드 설정액은 올 3월말까지만 해도 0원을 기록하고 있었다. 공모펀드투자가 전무했다는 말이다.

그러다가 4월말 503억원, 5월말 2689억원, 6월말 8614억원으로 설정액이 증가했다. 지난 달 27일에는 1조7523억원으로 한 달만에 두 배인 103%가 늘어나는 기염을 토했다.


브릭스에 투자하는 공모펀드의 설정액도 6월말 2조5481억원에서 지난 달 27일 3조2908억원으로 29%가 상승했다.

하나은행의 정원기 압구정PB부장은 "올들어 서유럽이나 일본 등에서 수익률이 떨어지자 이머징마켓 투자를 통해 수익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고객들이 2·4분기 이후 중남미나 중국에 투자하는 펀드로 대거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정 부장은 그러나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충격으로 최근 라틴아메리카에서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며 "해외 투자자들도 이머징마켓에서 많이 빠져나오고 있어 한 차례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돼 국내투자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고 우려했다.

◇일본·유럽 줄고 동유럽은 급등=지날 달 27일 현재 일본에 투자하는 주식·주식혼합·채권혼합형 등 공모펀드 설정액은 4조1856억원이었다. 이는 전달의 4조6016억원에 비해 -9%나 급감한 규모다. 지난 5월말 4조6796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두 달 연속 하락세를 타고 있다.

선진시장이라고 일컬어지는 서유럽도 마찬가지다. 서유럽에 투자하는 공모펀드의 설정액은 지난 달 27일 1조5027억원으로 6월말 1조5334억원보다 2%가 감소했다.

정원기 부장은 "서유럽과 일본은 1·4분기까지는 수익이 많이 났지만 금리인상 여파로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많이 빠지는 바람에 최근 펀드수익률이 좋지 않았다"며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의 문제도 맞물려 있어 시장을 전망하기가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정 부장은 "이들 선진시장은 최근 조정을 많이 받아 저점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우세하다"며 "미국발 쇼크의 여진이 사라지는 시점을 관측하면서 분할매수하는 것이 올바른 투자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반면 동유럽과 독립국가연합(CIS)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동유럽에 투자하는 공모펀드의 7월 27일 1조3715억원의 설정액을 기록했다. 전달은 설정액이 9160억원이었다. 한 달 새 50%가 늘었다.

CIS 투자규모는 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CIS에 투자하는 공모펀드 설정액은 6월말 867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 달 27일에는 1807억원으로 급증했다. 한 달만에 108%가 급등한 것이다.

◇해외주식투자가 주도…사상최대치 경신=해외펀드를 통한 해외투자는 주식투자가 주도하고 있다. 특히 남미의 경우 공모펀드는 모두 주식에만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이나 리츠 등에 투자하는 펀드는 설정규모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한국은행 통계에서도 올 상반기 해외주식투자 순증가액이 254억560만달러로 사상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3배나 큰 수치다. 또 지난 해 전체 실적 152억달러보다도 많다.

그러나 해외 채권투자의 경우 상반기 순 증가액은 16억9100만달러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52억8340만달러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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