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려면 나만의 '경력 지도' 그려라

한상훈 솔루션 대표 2007.07.27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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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관리 A to Z]최종목표를 위한 귀착점을 확인해야

어느 날 30대 중반쯤 되는 한 소비재회사 영업담당 차장이 본사를 찾아왔다. 그는 국내 유명대학에서 재무를 전공하고 해외 MBA학위를 갖춘 우수한 인재였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자신은 CEO가 되기 위해 재무를 전공하고 해외 MBA를 통해 경영기법(Management Skill)을 배웠으며, 모든 조직은 영업이 필수라는 판단 하에 영업업무를 지원한 결과 최고의 실적과 평가를 얻어냈다고 했다.



그리고 현재는 회사내의 영업담당 실무진으로서 특별한 대우를 받으며 초고속 승진과 고액 연봉을 받고 있다고 했다. 또한 경영진으로부터 높은 신뢰를 얻어 향후 임원자리가 보장될 수 있는 특별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직을 고민하는 이유는 본인이 계획하고 있는 커리어 맵(Career Map)과 현재의 방향이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자신의 커리어 맵에 따르면 이제는 마케팅업무를 해야 할 때인데, 영업쪽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다보니 회사입장에선 영업을 계속 하기를 바랄 뿐 마케팅방면으로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그려놓은 커리어 맵의 최종목표는 재무, 영업, 마케팅을 두루 경험한 CEO이기 때문에 재무를 전공하고 처음 영업업무를 시작했으며 이제 마케팅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는다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따라서, 회사가 기회를 안 준다면 본인이 직접 마케팅담당자로 옮길 기회를 찾아 도전해보고싶어 헤드헌터를 찾아왔다고 했다.

지금까지 많은 후보자를 만나봤지만 보기 드문 경우였다. 자신의 커리어 맵을 설계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헤드헌팅 회사의 문을 두드리는 지원자와의 만남은 필자에게도 신선한 긴장감을 불러일으켰고, 커리어코칭을 진행하는 데 있어 건강한 자극제가 되었다.

◇바람직한 커리어 맵은 현직에서 충실히


지금도 분명한 자신의 커리어 맵 없이 이직만을 고집하며 헤드헌터를 만나려는 후보자들이 하루에도 몇 명씩 찾아온다. 분명한 것은 커리어 맵(Career Map)이 반드시 '이직'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나만의 커리어 맵을 설계하고 실천한다는 것은 '앞으로 5년 후, 10년 후 내가 어느 위치에 서있을까?'에 대한 중장기 목표를 세우고, 나의 경력에 있어 최종목표(goal)에 다다르기 위해 중간중간의 귀착점을 확인하는 작업을 말한다. 그 과정에서 나의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되새기며 현직에서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해보는 것이다.



만약 현재의 직장과 조건이 나의 목표에 부합되지 않는다면 내가 정한 시점에 내가 설계한 커리어 맵과 일치하는 곳을 찾아 이직을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덮어 높고 이직만이 경력개발의 유일한 수단이라고 믿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다.

일단은 내부에서 나의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지 철저히 따져보는 게 먼저다. 어떤 조직이든 핵심인재를 발굴할 때 내부인사 발탁을 최우선시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가능하면 현재 속한 조직에서 자신의 경력을 최대한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한 커리어 맵이다.

◇사양회사는 있으나 사양산업은 없다



오늘날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어떤 분야가 잘나가는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한마디로 유망한 산업분야, 유망한 직종에 종사해야 자신의 몸값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팽배한 것이다. 그러나 필자의 오랜 경험으로 볼 때 비록 사양회사는 있으나 사양산업이란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직장인들이 시장상황의 변화나 트랜드를 읽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커리어 맵을 설계하고 실천해나가는 과정에서 잘나간다는 회사의 유망직종을 쫓아 잦은 이직을 반복하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바깥으로만 눈을 돌려 잦은 이직을 반복하다 보면 처음에 세워놓은 경력목표(Career Goal)를 오히려 잊기 쉽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다. 나 자신을 변화시키고 시도하는데 정해진 시기란 없다. 지금까지의 경력을 토대로 최종목표를 세우고 나만의 커리어 맵을 설계한 후, 연차 별로 상황과 조건의 변화를 반영하여 점검해 나가면 된다. 그 과정에서 경력개발을 위해 필요한 교육과 자격증, 기술 등을 습득해간다면 비로소 나만의 커리어 맵에 따라 최종목표에 다가설 수 있다.



최근 자신의 커리어 맵을 설계하는 데 있어 조언을 구하고자 찾아오는 직장인이 조금씩 늘고 있다. 전문적인 커리어 컨설턴트를 만나 얘기를 나눠보겠다는 열정만으로도 그들은 한걸음 앞서 나가는 것이리라. 향후 정말 이직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상황일 때, 미리 만나두었던 커리어 컨설턴트는 큰 힘이 되어 줄 테니 일석이조가 될 것이다.

성공은 생각의 크기로 결정된다는 말이 있다. 자신의 커리어 맵에 '성공'이라는 미래를 담을 수 있도록 오늘 나만의 경력지도를 그려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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