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황소는 가고 곰이 오는가?

정은수 교보투자신탁운용 운용본부장(CIO) 2007.07.19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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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황소는 가고 곰이 오는가?


주가가 이틀 연속 조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2000선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하던 종합주가지수가 1930P로 주저 앉았다. 이러한 주가조정은 여러 곳에서 주가급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영향도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기업실적개선이 느린 데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주부터 2분기 기업실적 발표가 시작됐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9100 억 원에 그쳐 부진했다. 그러나 3분기부터 삼성전자 기업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IBES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의 12개월 예상 EPS 증가율은 지난 5월 5.7%에서 6월에 6.9%로 상향 조정됐다. 그러나 향후 기업실적 개선을 감안하더라도 현 주가 폭등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물론 그 동안 국내주가는 선진국이나 이머징마켓 내에서도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고, 현재의 주가 상승을 국내주가의 재평가(Re-rating)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단기에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고, 기업실적개선 속도가 주가 상승 속도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주가조정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그렇다면 주가조정이 나타날 경우 큰 폭의 가격조정을 동반할 것인가?

앞서 살펴본 것처럼 기업실적 즉, 펀더멘털 개선이 현재의 빠른 주가 상승을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결국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대규모 유동성이 주가를 끌어 올린 원동력이었다. 올 들어 고객예탁금은 7조1000억원, 순수주식형 수익증권은 21조5000억원이 증가했으며 기업들도 보유현금으로 4조원 이상의 자사주를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반기에도 국내주가를 결정하는 가장 주요한 요인은 유동성이 될 것 같다. 올해 경기회복이 진행되고 지난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일부 은행에서는 5% 예금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5% 예금금리가 주식시장으로 시중유동성 이동을 제어하지는 못할 것 같다. 이는 5% 예금금리에서 물가상승률 2% 초반, 이자소득세(세율 15.4%)를 제외할 경우 실질 예금금리는 1~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으로 유동성 이동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가격조정보다는 기간조정 양상을 보일 공산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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