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중기대출 리스크 관리 본격화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권화순 기자 2007.06.1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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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銀, 소호대출 전결한도 절반 줄여..경기 민감업종 가산금리도 인상

올들어 중소기업 대출을 크게 늘렸던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은행권이 부동산, 건설, 음식 숙박업 등 경기 민감 업종에 대한 대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급증하고 있는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현황 파악에 나선데다 최근 중견 건설업체인 신일의 부도 등으로 부실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부동산 임대, 숙박 음식업 등 일부 업종들에 대한 대출 문턱이 높아질 전망이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번주부터 지점장 전결로 늘려줄 수 있는 소호대출 한도를 종전의 절반으로 축소키로 했다. 아울러 지점장 전결 대출한도 축소 조치를 경기 민감 업종 등 업종별로는 중소기업 대출 전반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앞서 이달부터 부동산, 건설, 부동산 임대, 음식 숙박업 등 경기 민감 업종에 적용하는 대출 가산금리를 0.3%포인트 인상해 적용하고 있다. 이들 업종은 중소기업에 대한 담보인정 비율 특례 적용에서도 제외했다.

올들어 중소기업 대출 증가를 주도했던 신한은행이 리스크 관리 조치를 본격화함에 따라 은행권 전반의 중기 대출 증가 속도도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 14일 현재 41조5509억원으로 작년말에 비해 6조6978억원(19.2%) 급증하는 등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증가액을 기록했다.

신한은행 다음으로 중소기업 대출을 크게 늘어났던 국민은행도 앞서 지난달 말 부동산 임대업 등 경기민감 업종에 대한 대출금리 우대폭을 축소하는 등 일부 관리에 나섰다. 또 영업점에 공문을 보내 중소기업 대출 집행 때 자금용도를 면밀히 파악하도록 지시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은 상황이다.


국민은행 고위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영업을 해왔다고 보기 때문에 일부 통상적인 조정 외에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며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 등을 봐가며 추가 조치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들어 중소기업 대출 증가를 주도했던 은행들이 대출 관리를 강화했거나 검토함에 따라 은행권 전반의 중소기업 대출 급증세도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민, 우리, 신한, 기업, 하나, 외환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이달들어 2주간 전월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조2507억원에 머물고 있다.



은행권이 일부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함에 따라 대상이 될 자영업자나 경기 민감 업종 중소기업들의 대출 여건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급증한 소호대출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을 사실"이라며 "하지만 제조업 등 우리 경제의 기반이 되는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은 계속 이뤄져야 하는 반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13일부터 2주일간 중소기업 대출이 사업 목적과 무관한 부동산 매입 자금에 유용된 경우 등 대출 변칙취급 사례에 대한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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