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달러 페그제 논란 거세져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7.06.1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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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환율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홍콩의 환율은 1983년부터 달러화에 고정돼 있으며, 전세계 국가는 홍콩이 환율을 자유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조지 조로스를 비롯한 대형 헤지펀드들은 달러 페그제 지속으로 취약해진 홍콩 환율 시스템의 빈틈을 비집고 들어갈 틈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홍콩 달러에 대한 공격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윌리엄 페섹 블룸버그 컬럼니스트는 11일(현지시간) 홍콩의 달러 페그제도 유지에 대한 논란이 최근들어 가속화되고 있으며, 결국 환율 제도 손질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콩 환율 논란이 지속되면서 홍콩의 재무장관을 지낸 안토니 렁(梁錦松)은 5년전 홍콩 정부가 달러 페그제를 철폐할 것을 심각하게 고려했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지난 2002년 홍콩 재정적자가 사상최대인 633억홍콩달러(81억달러)로 늘어남에 따라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가 홍콩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당시 렁과 홍콩 통화책임자인 조셉 얌, 홍콩 행정장관인 둥젠화는 달러 페그 폐지 등을 비롯한 다양한 조치들을 심각하게 고려했다. 헤지펀드 등 투기자들은 홍콩의 재정적자 확대를 보고 페그 제도를 공격하기도 했다.

결국 둥젠화는 달러 페그제 폐지 대신 증세와 재정지출 감소안을 선택했다. 그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달러 페그제를 유지한 것은 옳은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홍콩은 헤리티지 재단이나 월스트리트저널이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자유로운 국가로 자주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홍콩은 여전히 페그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홍콩이 높은 소득수준을 가진 선진 경제권이라는 점에서 많은 비난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도널드 창 홍콩 행정장관(曾蔭權)은 홍콩이 달러 페그제를 폐지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많은 투자가 유입되고 있는 홍콩의 특성상 달러화에 페그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경우 헤지펀드 등 환투기자들의 공격도 끊이지 않을 것이다.

홍콩달러/달러 환율은 7.8142홍콩달러 인근에서 거의 변하지 않고 있다. 올들어 홍콩달러는 미국 달러에 비해 0.5% 가량 하락했을 뿐이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후 10주년을 맞은 홍콩은 싱가포르, 상하이 등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페섹은 홍콩이 고용 창출을 위한 혁신과 기타 지역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기 위해서는 환율 제도를 포함한 관련 제도들을 새롭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위안화의 평가절상 가속화는 투기자들을 자극해 결국 홍콩 달러 페그제도를 공격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페섹은 홍콩이 경제 위상에 걸맞고 투기 요소를 해소할 수 있는 방향에서 달러 페그제 종료가 필요하다는 시각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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