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2500억 돌파는 달러약세 힘?

머니투데이 강종구 기자 2007.06.0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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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4월 30%는 환율효과

올들어 늘어난 외환보유액 가운데 상당부분은 달러약세 효과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능동적으로 외환보유액을 늘렸다기 보다는 미국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바람에 다른 외국통화표시 자산의 달러가치 환산액이 커진 것이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말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2507억400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 2005년 2월 2000억달러를 돌파한 이래 2년3개월만에 다시 2500억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보유액은 2001년 9월 1000억달러를 돌파한 이후 26개월만인 2003년 11월 1500억달러, 다시 15개월만에 2000억달러를 차례로 넘어섰다. 2000억달러에서 2500억달러까지 소요 기간이 이전 1500억달러에서 2000억달러까지에 비해 1년가량 길었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외환시장 직접 개입 강도가 약해지고 개입을 하더라도 국민연금과 통화스왑 계약을 통한 달러화 매수를 이용하는 사례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1월, 4월, 12월을 제외하면 통화당국의 이렇다할 직접 개입이 별로 없었다.



올들어 외환보유액 증가속도는 지난해보다도 늦다. 1~5월중 증가액이 118억달러 가량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3억달러의 82% 정도다. 특히 이중 상당부분은 통화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이나 한국은행의 외환보유 운용수익 증가가 아니라 미국 달러화 약세로 인해 단순히 달러환산액이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4월까지 정부와 한국은행의 외환시장 개입액과 보유 채권의 이자수령액 등 운용수익 증가로 인해 늘어난 외환보유액은 58억7670만달러 가량으로 같은 기간 외환보유액 증가액인 83억400만달러의 7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9% 가량은 환율변동에 따른 달러환산액의 증가에 따른 것인 셈이다.

다만 지난달의 경우에는 정부와 한국은행이 환율의 급격한 하락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개입에 나서면서 외환보유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보고 있다.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은 지난달 17일 공식적인 구두 개입에 나선 이후 곧바로 대규모 외환시장 직접 개입에 나선 바 있다. 이로 인해 올들어 2월(25억달러)을 제외하고는 10억달러 이상 증가한 적이 없었던 외환보유액은 지난달 34억8000만달러 급증했다. 이중 어림잡아 20억달러 가량을 개입에 따른 증가분으로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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