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풍향계]사채업자들이 보는 '쩐의 전쟁'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07.06.0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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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쩐의 전쟁'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돈 때문에 돈의 노예가 되어가고 그 안에 인간들의 사랑과 삶의 모습을 그리는 드라마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돈 이야기가 나오다보니 주인공이 사채업자에게서 돈에 대해서 배우는 과정과 사채업자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언론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실제 사채시장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아님 실제로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 하고 있다.



명동시장 종사자들도 '쩐을 전쟁'을 즐겨본다. 하지만 드라마는 드라마 일뿐이지 현실하고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것이 이들의 말이다. 사업형태나 사채업자들의 상식으로는 말이 안되는 장면이 많다는 것이다. 다음은 대표적으로 사채업자들의 모습과 다른 것들이다.

#1. 사채업자들의 파티



이는 맞다. 그리고 명동시장에서도 ‘00동우회’ 같은 모임이 있다. 그러나 이 모임에는 아무나 들어갈 수가 없다. 전체회원이 동의를 해야만 가입이 가능하다. 한명의 회원이라도 반대를 하면 회원이 될 수가 없는 것이다.

이 모임은 상호간에 친목을 우선으로 한다. 일 년에 한번정도 여행도 같이하면서 서로 간에 친목을 다진다. 서로 정보도 교환한다.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상호간의 정보도 교환하고 실질적인 대출업무에 대한 정보도 교환한다. 물론 각각의 영업기밀은 철저히 보호된다. 그러니 아무나 이 모임에 참석할 수도 없고 사실 참가자가 아니면 정확히 알 수도 없는 것이다.

#2. 사채시장의 스승과 제자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제자가 되어 사채업을 배운다고 하나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돈에 관해서는 자식한테도 비밀을 가지고 있는 것이 시장업자들의 생리다. 그런데 제자를 두거나 제자를 데리고 전주들이 모임에 간다는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 명동 종사자들의 공통된 말이다. 십 수 년을 데리고 있는 직원에게도 전주를 가르쳐주지 않는 것이 시장의 철칙이다.

#3. 기업형 사채·대부업



세 번째 이미 기업화가 되어 있다. 드라마를 보면 여사장이 전주들을 모아서 기업형태로 하자며 다른 기업의 인수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는 이미 과거의 이야기로 제대로 된 전주들은 현재 기업형으로 사업을 하고있다.

다수의 중견기업주들이 명동시장에 참여하는 모습도 볼 수가 있고 명동업자가 실제로 기업을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 이는 시장업자들의 특성상 기업을 갖고 싶어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미 외국계 대부업체나 토종업체들도 대규모 자본을 가진 업체로 성장중이다.

#4. 일억원만 빌려주시죠



네 번째로 담보없이 고액을 빌려주는 경우는 절대로 없다. 아주 특수한 경우 한 두건이 있을 수는 있지만 수억원 단위가 넘는 금액을 신용으로 빌려주는 건 상상하기 힘들다. 그런데도 드라마에서는 고액을 빌려주는 모습이 자주 나타난다. 한 가지 더 아이러니 한건 드라마 '쩐의 전쟁' 외주제작사가 과거 자금문제로 최근 제작비에 대해 가압류를 당했다는 것이다.

[명동풍향계]사채업자들이 보는 '쩐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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