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카드사용 갈수록 '눈덩이'

머니투데이 강종구 기자 2007.05.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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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2.3배… 외국인 국내사용은 오히려 줄어

내국인의 해외 신용카드 사용금액이 주5일제 시행 이후 두배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빠르게 늘고 있다. 해외여행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데다 씀씀이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외국인의 국내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거꾸로 줄어들고 있다. 사용자수도 줄 뿐 아니라 1인당 이용액도 정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처음으로 10억원을 돌파했던 거주자의 신용카드(직불카드 포함) 해외 사용금액은 올해 1분기에 14억500만달러를 기록, 다시 전년동기대비 34.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5일제 시행전인 2004년 1분기와 비교하면 무려 127% 증가했고, 2년전과 비교해도 78% 증가했다.

우선 해외에서 카드사용자가 크게 늘어났고 씀씀이도 커졌다. 올해 1분기중 해외 카드이용자는 197만5000명으로 200만명에 육박했다. 2004년 1분기 110만2000명에서 79% 증가했고 1년전과 비교해도 23.8%나 늘었다.



1인당 카드 사용금액도 몰라보게 커졌다.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700달러 고지(?)에 올라선 1인당 해외 카드사용액은 올해 1분기 712달러로 확대됐다. 2004년 1분기에 비해 26.7% 증가했고 전년동기대비로는 8.5% 늘어났다.

이처럼 해외 카드사용액이 급증하고 있는 가장 큰 배경은 해외여행객이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5일제가 확산되면서 해외여행이 더 이상 일부 부유층에 국한되지 않고 일반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1분기 내국인 출국자수는 331만명에 달해 전년동기(275만명) 대비 20.2% 증가했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외국인 입국자수의 2.3배에 달한다.

정선영 한국은행 국제국 외환분석팀 과장은 "주5일제가 시행된지 이미 오래됐고 환율 역시 1000원대에서 900원대로 크게 떨어지던 때와 비교하면 최근 환율 하락 폭은 크지 않고 그렇게 민감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해외여행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면서 점차 일반화되고 있고 씀씀이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해외 카드사용 갈수록 '눈덩이'


실제로 원화 기준 1인당 해외 카드사용액은 2005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환율이 급락하기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올해 1분기 원화기준 1인당 해외 카드사용액은 66만8660원(종가기준 분기중 평균환율로 환산)으로 지난 2003년 2분기 70만원 이후 최대다. 원화기준 1인당 카드사용액은 2004년 4분기 환율급락과 함께 60만원 아래로 떨어졌지만 이후로는 지난해 1분기만 빼고 매분기 증가하고 있다.



내국인과 달리 외국인이 국내에서 쓴 신용카드 금액은 전기대비 13.3% 급감하며 4억9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외국인 카드 사용액이 5억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4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1인당 사용액 역시 405달러로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2.3% 늘어나는데 그쳤고 전기대비로는 오히려 1.8% 감소해 급증세인 내국인의 해외 사용규모와 대조를 이뤘다. 한은 정선영 과장은 "춘절연휴(2월18일~24일)로 중국인 방한객을 중심으로 외국인 국내여행객이 늘어났지만 카드 사용금액과 사용자수는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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