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달러 페그제 폐지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07.05.21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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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가 4년만에 디나르화의 달러 페그제를 폐지했다. 이로써 2010년까지 걸프협력기구(GCC)의 역내 통화 단일화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

관영 쿠웨이트 통신을 인용한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샤이크 살림 압둘 아지즈 알 사바 중앙은행 총재는 20일(현지시간) 그동안 달러 페그제를 주요 통화로 구성된 바스켓 체제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페그제가 국가 경제에 해로운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 아래 이같이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중앙은행의 결정에 따라 금융 당국은 이날 디나르의 시세를 전일 대비 0.4% 올린 달러 당 0.28806 디나르로 절상했다. 그러나 바스켓을 구성하는 주요 통화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FT는 새 바스켓의 약 75~80%가 달러로 이뤄졌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달러 약세로 디나르 가치가 하락하면서 수입품 가격이 상승, 인플레이션이 4%를 웃도는 등 절상 압력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쿠웨이트는 2003년부터 통화 바스켓 체제를 대신해 GCC 역내 통화 통합 추진의 일환으로 달러 페그제를 실시해 왔다. 이에 따라 디나르 대 달러 환율변동폭은 상하 3.5%로 제한됐다.

FT는 쿠웨이트를 시작으로 다른 GCC 회원국도 달러 페그제를 폐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2010년까지 GCC 역내 통화를 단일화한다는 계획이 물거품으로 돌아가게 됐다고 보도했다.


GCC는 쿠웨이트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에이트, 바레인, 카타르, 오만 등 6개국으로 이뤄져 있으며, 오만이 통화 통합 기준 일치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등 GCC 통화 단일화에 대한 의구심이 커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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