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건강③]골프엘보는 마니아의 훈장?!

정범영 힘찬병원 정형외과 과장 2007.05.1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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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골프와 관련된 부상과 관련, 힘찬병원 정형외과 정범영 과장의 '골프와건강' 칼럼을 격주간으로 싣습니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입기 쉬운 부상 및 예방 스트레칭 등을 주요내용으로 합니다. 정 과장은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전공의 수료후 국군수도병원 정형외과 과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골프 재미에 푹 빠진 정모씨(45세). 평일에는 골프연습장으로, 주말에는 필드로 골프 삼매경에 빠져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골프를 치고나면 팔꿈치가 욱신욱신 쑤시는 증상이 나타났다.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골프 엘보'라고 불리는 관절염 비슷한 증상으로 골프 마니아들에게서 적지않게 찾아볼 수 있는 병이라는 말을 듣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정씨는 팔꿈치가 심하게 아프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점점 타수가 줄어드는 재미에 더 열심히 골프를 즐겼다. 그러던 어느날 아이언 샷을 하다 잘못해 맨땅을 세게 친 뒤 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며칠뒤 정형외과를 찾아 검사를 받은 결과 팔꿈치 바깥 힘줄염증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허리, 어깨와 함께 흔한 골프부상이 바로 팔꿈치다. 특히 '골프엘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팔꿈치 바깥쪽 건염은 골퍼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정씨와 같은 골프마니아의 경우는 과도한 연습으로 팔꿈치를 많이 사용해 힘줄에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염증이 생긴 경우다.

반면 골프 초보자들은 다운스윙시 맨땅을 세게 치면서 팔꿈치에 충격을 주는 수가 많다. 공을 찍어치는 아이언 샷을 할 때 팔꿈치에 충격이 많이 가해지는데, 초보자들은 어드레스 자세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고 바닥을 치는 경우가 많다. 즉 의욕이 앞서 힘을 세게 주면서 다운스윙 때 몸이 숙여지고, 이때 목표물인 골프 공의 앞쪽 땅을 깊게 파면서 팔꿈치에 심한 충격이 가해지는 것. 따라서 아이언 샷은 몸에 긴장을 풀고 부드럽게 원래 어드레스 자세를 유지하면서 치도록 하면 팔꿈치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



반면 골프를 하고 나서 안쪽 팔꿈치가 아프다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이런 사람들은 드라이버샷을 할 때 스윙폼이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골프 엘보'와는 반대로 안쪽 팔꿈치 건(힘줄)에 염증이 생기는 '테니스 엘보'라 불리는 증상으로, 원심력을 이용해 라켓이나 드라이버로 큰 스윙을 할 때 팔꿈치에 가해지는 충격이 원인이다.

따라서 팔꿈치 안쪽에서 통증이 느껴질 때는 드라이버샷을 할 때 비거리 욕심 때문에 너무 과도하게 힘을 주지는 않았는지, 팔꿈치를 잘 펴고 스윙을 했는지 등 드라이버샷의 스윙폼을 다시 한번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

골퍼들 사이에서는 팔꿈치 통증은 고질병이자 누구나 가질 수 있는 흔한 일로 치부하기도 하고, 일부 골퍼들은 열심히 연습한 증거라고 자랑스러워하기까지 한다. 때문에 골프엘보를 방치하는 골퍼들이 많은데, 염증을 그대로 두면 팔꿈치 주변의 인대나 힘줄을 약화시켜 파열이 되기도 한다. 인대나 힘줄이 파열되면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으므로 팔꿈치 통증이 있을 때는 서둘러 치료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 팔꿈치에 생긴 염증은 소염제 주사나 체외충격파 등으로 비교적 간단하게 치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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