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마스테! 네팔인의 행복, 공정무역

머니투데이 이경숙 기자 2007.05.1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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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공정무역 상품 마케팅하는 네팔의 소날리 슈레사씨

↑소날리 슈레사 마하구티 마케팅팀장<br>
ⓒ이경숙 기자↑소날리 슈레사 마하구티 마케팅팀장
ⓒ이경숙 기자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에베레스트가 있는 곳. 세상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은 사람들이 사는 곳. 네팔이다.

그러나 네팔의 현실은 신산하다. 1996년 이후 반군과 정부군이 대치하는 과정에서 수천명의 주민이 다치거나 숨졌다. 반군은 왕정폐지와 공산국가 건설을 주장하고 있다.

네팔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04년 기준으로 254달러, 우리돈 24만원에 채 미치지 못한다. 인구 2700만여명의 나라에서 매년 5만여명의 어린이가 인도로 팔려간다.



자국의 불안정한 정국, 눈 앞에 닥쳐온 시장경제의 회오리 속에서 네팔인들은 과연 그들만의 '행복 방정식'을 지켜낼 수 있을까?

12일 서울 신촌에서 열린 세계공정무역의 날 페스티벌에서 만난 네팔인, 소날리 슈레사(33)씨는 '공정무역(Fair Trade)'에서 해법을 찾는다고 말한다. 그는 공정무역NGO '마하구티(Mahaguthi, www.mahaguthi.org)'의 마케팅 팀장이다.



"공정무역은 사람들에게 공정한 값을 지불하면서 일을 줍니다. 경제적 힘을 키워줍니다. 다양한 삶의 차이를 모두 존중하면서 말입니다."

공정무역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유통단계를 줄인다. 유통, 마케팅비용이 줄어드니 생산자한테는 더 많은 소득을, 소비자한테는 적정가격에 믿을 만한 상품을 줄 수 있다.

소량, 다품종 생산에도 유리하다. 도시의 소비자가 농촌의 생산자한테 품질 개선, 상품 개량을 요청할 수도 있다. 따라서 생산자들 입장에선 자신의 독특한 생산체제를 굳이 '포드'식, '맥도날드'식의 대량생산체제로 바꾸지 않아도 된다.


1993년 출범한 '마하구티' 역시 그런 방식으로 네팔 소외층의 경제력을 높였다. 낮은 기술력은 교육으로, 낮은 품질은 혁신으로 극복했다.

내수시장의 한계는 수출로 극복했다. 마하구티의 매출처의 84%는 해외국이다. 2004년 60만5300달러였던 매출은 2006년 88만8700달러로 늘었다.

네팔의 저소득층을 돕는 비영리단체이지만 기업처럼 혁신을 추구하고 시장을 개척한다 점에서 '마하구티'는 일종의 사회적기업이다.

이 곳을 통해 7000명의 저소득층이 삶의 기반을 얻었다. 그 중 80%는 여성이다. 슈레샤씨는 성공사례 몇을 소개했다.

"33세의 네팔여성, 미말라 마가르씨는 12년 전만 해도 생필품조차 구하지 못하는 형편이었죠. 그러나 마하구티에서 교육 받고 자신이 직조한 면 제품을 팔기 시작한 후, 요새는 연 600달러 소득을 올리고 있습니다. 도자기장인인 고비다 프라자푸티씨의 경우엔 월 수입이 2만5000루피, 350달러에 이르죠."

한국에서는 여성환경연대가 설립한 공정무역회사 ㈜페어트레이드(www.ecofairtrade.co.kr)를 통해 이들의 제품을 일부 판매하고 있다.

슈레샤씨는 "한국에서도 마하구티 제품이 본격적으로 팔리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난과 내전 속에서도 행복을 찾을 줄 아는, 순박한 사람들의 나마스테('안녕'의 네팔어)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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