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민들의 FTA, '공정무역'

머니투데이 이경숙 기자 2007.05.1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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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은 세계 공정무역의 날-1]자유무역 한계 넘는 공정무역

↑전통 문양의 천을 든 동티모르 어린이들. <br>
ⓒ남상오 이천YMCA 시민사업부장↑전통 문양의 천을 든 동티모르 어린이들.
ⓒ남상오 이천YMCA 시민사업부장


아프리카 가나의 12살 소년 마울레하웨는 고기잡이배를 타고 있다. 그 대가로 그의 어머니는 고기잡이배 선장한테서 48달러, 약 4만5000원을 받았다.

영국방송 BBC는 "48달러는 가나 회사원 두 달치 월급으로, 한 가족이 석 달 동안 마실 물값"이라고 보도했다. 또 "마울레하웨는 구타와 악천후 속에 고기잡이 노예로 생을 마감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아동노동 1억8000만명, 인신매매 640만명
국제노동기구(ILO)는 2005년 전 세계적에서 약 1억8000만 명의 어린이들이 생계를 위해 노동현장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제공정무역연맹(IFAT)의 통계가 보여주는 현실은 더 비참하다. 이 단체는 2004년 기준으로 5세부터 17세 사이의 아동의 13.9%, 2억4600만명이 생계형 노동자라고 전한다.



사하라 사막 인근 아프리카 아동의 25%,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 아동의 18%와 남아메리카 아동의 5.1%가 학교가 아닌 위험한 작업장에서 아동기를 보내고 있다.

이들 중 640만명의 아동은 가족의 빚을 갚기 위해 팔려갔다. 어떤 아이들은 매춘과 포르노영화 촬영 등 불법적인 노동을 강제 당하기도 한다.

◆무역이 행복을 앗아간다면
↑공정무역을 통해 네팔에서 들여온 옷.<br>
ⓒ 여성환경연대↑공정무역을 통해 네팔에서 들여온 옷.
ⓒ 여성환경연대
그래서 세계 공정무역의 날을 주최하는 국제공정무역연맹은 올해 구호를 이렇게 정했다. "아이들은 공정무역이 필요해요("Kids Need Fair Trade)."


국제공정무역연맹은 "선진국과 제 3세계의 불공정한 원자재 거래, 선진국들의 높은 관세와 자국민에 대한 엄청난 보조금 지급이 가난한 국가의 수많은 사람들의 정당한 행복을 빼앗고 있다"고 밝혔다.

저개발국 부모들한테 경제활동의 정당한 몫이 보장된다면, 아이들은 일터가 아닌 학교에 갈 수 있고 건강하고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행사 주관사인 여성환경연대의 강희영 팀장은 "무역이라는 것이 돈을 버는 방법에만 즉 이윤을 위한 재화의 교환으로만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이 최저임금과 허술한 환경규약, 다루기 쉬운 노동력을 찾아 아무런 규제없이 국경을 넘나드는 과정에서 문화, 생태계, 저개발국의 가계는 상상을 초월할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모두를 위한 공정무역이 진짜 FTA"
그렇다고 공정무역 활동가들이 자유무역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바라는 건 생산자가 삶을 지속할 만한 수익을 얻을 수 있게 하는 '다른' 무역, '다른' 세계화다.

이들이 꿈 꾸는 공정무역 시장에선 생산자는 삶을 지속할 만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소비자는 사회적으로 가치가 높고, 환경적으로 믿을 만한 상품을 얻을 수 있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공정무역 상품이 이미 판매되고 있다. 한국YMCA전국연맹의 '평화커피(Peace Coffee)는 동티모르로부터, 아름다운가게의 '히말라야의 선물'은 네팔에서 공정무역으로 커피 원두콩을 들여왔다.

두레생협은 필리핀에선 설탕을, 팔레스타인에선 올리브유를 농민들로부터 직접 사왔다. 12일 창립총회를 여는 ㈜페어트레이드는 네팔에서 만든 의류와 생활잡화를 판다.

세계 시민들의 FTA, '공정무역'
이 상품들은 모두 웹사이트나 전화를 통해 살 수 있다. 12일 서울시 신촌이나 종로에 나오면 공정무역 축제를 즐기면서 이 상품들을 즐길 수 있다.

신촌 아트레온 열린광장에서 열릴 페스티발에선 네팔 예술가들이 '아시아의 소리와 몸짓'을 공연하고 인도와 네팔 생산자들이 직접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YMCA의 평화커피를 사면 6월 8일 열릴 '평화 콘서트'의 6만원짜리 티켓을 사은품으로 받을 수 있다. YB(윤도현밴드), 김원중, 동물원이 공연한다.

종각 밀레니엄타워 앞 광장에서 열릴 캠페인은 주제가 '커피'다. 네팔커피 농부 사진전과 천연염료로 친환경 티셔츠를 만드는 행사가 진행된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FTA는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공정무역(Fare Trade for All)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12일 세계 공정무역의 날은 그런 점에서 세계 시민을 위한 FTA 축제, 모두를 위한 공정무역 축제인 셈이다.

가난한 생산자 돕는 '착한 무역'

◇세계 공정무역의 날 행사
△‘세계 희망무역의 날’ 한국 페스티발
- 행사 장소 : 서울시 신촌 아트레온 열린광장
- 행사 일시 : 5월 12일 정오 ~ 오후 6시
- 행사 내용 : 공연 '아시아의 소리와 몸짓', 영상 상영 ‘희망을 만드는 무역, Fair Trade', 인도와 네팔의 공정무역 전문가 강연, 인도의 생산자의 칼람카리와 블록프린팅 시연, 네팔 생산자의 면화 방적 과정 시연, 유기농면직 패션쇼, 공정무역 상품 판매
- 주최 : 두레생협연합, 전국YMCA연맹, 여성환경연대
- 후원 : 한국여성재단, 삼성, 사회복지공동모금회

△ '세계 대안무역의 날 캠페인'
- 행사 장소 : 서울시 종각 밀레니엄타워 앞 광장
- 행사 일시 : 5월 12일 오전 11시 ~ 오후 5시
- 행사 내용 : 라떼아트쇼, 네팔 커피 농부 사진전, 커피 이야기 사진전, 윤호섭 교수의 환경티셔츠 만들기, 히말라야의 선물 시음 및 판매, 대안무역 거리홍보
- 주최 : 아름다운가게

△㈜페어트레이드 창립을 위한 발기인 총회
- 행사 장소 : 서울시 신촌 아트레온 토즈, 아카데미 룸
- 행사 일시 : 5월 12일 오전 11시
- 주관 : 여성환경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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