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조건 악화 심각, 국민경제에 타격

LG경제연구원… 수출·수입단가 불균형 갈수록 악화

IT 등 주력 수출제품 가격이 계속 떨어지는 반면 원유를 비롯한 국제원자재 수입단가는 급등해 교역조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에따라 성장둔화는 물론 실질소득 감소까지 초래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LG경제연구원은 3일 우리나라의 순상품교역조건이 1996년부터 계속 악화되기 시작해 작년에는 전년대비 7.3% 감소하는 등 11년째 반전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순상품교역조건은 수출단가를 수입단가로 나눈 값으로 교역조건의 감소는 수출 1단위로 수입할수 있는 물량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교역조건 악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비교대상 10개국의 2000년 순상품교역조건을 100으로 할 경우 작년말 현재 캐나다는 110.9, 영국은 104.7, 미국은 96.0으로 평균인 93.4를 넘었다. 싱가포르와 일본은 86.1, 74.9로 평균이하였고, 우리나라는 73.2로 10개국중 가장 낮았다. 2000년 이후 교역조건이 가장 악화된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수출,수입단가의 불균형 때문이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 평균 수입단가 상승률은 9.6%로 같은 기간 수출단가 상승률 2.7%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윤상하 LG경제연구소 연구원은 "IT제품을 중심으로 한 우리의 주력 수출상품들은 경쟁격화와 공급과잉 등으로 지속적인 단가하락에 직면하고 있는 반면 전체 수입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원유,비철금속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은 급등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0년의 각 품목별 수출단가를 100이라고 했을 때 작년에 LCD 패널 등이 포함된 정밀기기는 53.4를 기록했다. TV,냉장고 등 가전제품은 90으로 선전했지만 휴대폰 등 정보통신기기는 68.7, D램 등 반도체는 19.1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에너지 수요 급증과 투기세력 가세에 따라 원유의 작년 단가는 224.4, 광물과 비철금속은 220.8, 173.7로 급등했다.

윤 연구원은 "교역조건 악화가 경상수지 악화로 이어져 국민경제에 타격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제약할뿐만 아니라 국민의 실질구매력까지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은 교역조건 개선을 위해 우리나라가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 IT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IT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차세대 성장산업 후보군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가격경쟁에서 비가격경쟁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각 기업이 고급화,차별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일부 제품군에서만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밖에 에너지 대외의존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에너지 절약적 기업구조를 구축하고, 원유수입선 다변화와 대체에너지 개발로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