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난립, 서울 제평가 못받는 큰 이유"

머니투데이 이승호 기자, 정진우 기자 2007.04.2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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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신설 서울시 디자인총괄본부 권영걸 본부장

서울시가 디자인서울총괄본부를 신설하고 첫 번째 주력사업으로 '간판문화 재정립'이란 화두를 들고 나왔다.

권영걸 디자인서울총괄본부장(서울대 미대학장)은 2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디자인총괄본부가 해야할 일들이 많지만, 가장 우선적으로 다뤄야 할 부분은 무질서한 간판 문화"라고 진단했다.

권 본부장은 "옥외광고물, 각종 상업적 표지판 등이 시각적으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한다"며 "서울이 세계적 도시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잘못된 간판문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간판문화를 재정립하기 위해 기존 간판 교체시에 가능하면 작고 적게 설치하고 자극적인 색채와 그래픽 사용을 자제하도록 정책 방향을 유도하기로 했다. 또 간판 신규 제작시 시 차원에서 디자인 관련 지원을 확대해 도심 경관을 한층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간판 난립, 서울 제평가 못받는 큰 이유"


다음은 권영걸 본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서울시 최고디자인운영자(CDO)로 영입된 소감은
▶서울시의 디자인 관련 업무를 총괄하게 돼 영광이다. 30년 가까이 대학에서 도시, 색채, 공간디자인 등을 연구했다. 앞으로 50여개국 370개 도시의 세계인류문명권을 탐사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수도 서울이 누구나 한 번 가고 싶어하는 매력적인 관광도시, 디자인 도시로 거듭나게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외국 도시들도 디자인총괄본부와 같은 조직이 있나
▶많은 도시가 갖고 있다. 대표적인 도시가 프랑스 파리이고, 시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도시디자인위원회'가 설치돼 있다. 위원회는 자체 '심의와 전략'을 통해 오늘날의 세계적인 도시 파리를 조화롭고 일관성 있게 설계했다.

- 디자인총괄본부의 '심의'에 대한 입장이나 계획이 결정됐나
▶서울시는 '공공디자인위원회'를 이미 발족했다. 이 위원회가 공공의 각종 디자인을 심의하는 일을 하고 있다. 조속한 시일내 전체 디자인을 다루고 모든 디자인 요소를 조율하는 '도시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제정, 공공디자인 심의를 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할 것이지만, 규모가 큰 시각환경의 시설물은 민간영역이라고 해도 심의에 포함시킨다.


- 시가 '디자인 서울'을 위해 개선해야 할 부문이 있다면
▶도시는 하나의 '오케스트라단'이다. 수 없이 많은 요소들 중에서 간판문화가 먼저 개선돼야 한다. 무질서하게 설치돼 있는 간판만 정리하더라도 도심 경관이 한결 개선될 것이다. 현재 간판들은 너무 자극적이다. 크기도 클 뿐 아니라 색채와 그래픽은 너무 강렬하다. 크기, 수량, 자극도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간판문화를 유도할 것이다.

- 도시건축공동위원회 등 시 산하 위원회에 참여할 것인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시는 부처간 유기적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 문화국, 주택국, 산업국 등 흩어져 있던 디자인 업무를 총괄, 이들을 유기적으로 재구성해 나갈 것이다.



- 앞으로 심의할 때 규제와 인센티브 중 어느쪽에 주안점을 둘 계획인가.
▶어떤 제도든 두개 모두 필요하다. 관주도의 규제 일변도가 아니라 점주나 간판주 등 시민이 주인의식을 갖고 변화해 나가야 한다. 시는 이를 지원하고 격려하면 된다. 그런 방향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 3개월 정도면 가이드라인이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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