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 "IB는 역시 어려워"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7.04.23 08:27
글자크기

리먼브러더스와 매각협상 사실상 결렬

하나금융지주가 투자은행(IB) 사업부의 미래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과 외국계 리먼브러더스와의 매각협상은 경영권 참여 문제로 이견을 보이면서 사실상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과정에서 리먼브러더스는 하나증권에 대한 경영권 참여를 요구했지만, 하나금융지주는 리먼브러더스와 IB사업을 위한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되 경영권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금융지주는 이에 따라 다른 여러 외국계 투자은행과 협상을 진행하는 한편 하나은행 과 대한투자증권, 하나증권의 IB 통합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내 3개 IB사업부는 하나증권 빌딩으로 둥지를 모으는 등 이미 물리적 통합을 마친 상태. 아직까지 업무상의 통합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최근 대투IB 내부에서 하나증권IB에 흡수되는 데 대해 불만을 토로했지만, 김승유 하나금융지주회장이 직접 나서 불만을 잠재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에 따르면 하나은행IB의 경우도 외부에서 유입된 인력이 많아 하나증권으로의 흡수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는 이처럼 3개 IB계열사를 통합하되 '토종' IB그룹을 고집하지 않을 계획이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외국계가 독식하고 있는 IB환경에서 하나금융 독자적인 IB로는 생존이 어려울 것"이라며 "하나증권과 대투, 하나은행의 IB를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되 외국계 증권사와의 JV는 반드시 추진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협상대상 외국계 IB는 현재 하나지주의 2대주주인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JP모건 등이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결론을 내지 못했다. 리먼브러더스와의 재협상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대투운용의 경우, UBS가 금융당국의 허가만 얻는다면 5월 이후 매각이 성사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증권 IB사업부의 경우 경영권을 넘겨줄 수 없지만, 대투운용에 대해서는 UBS에 경영권을 넘겨주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대투운용 매각의 경우 5월 이후면 성사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당초 대투운용 지분 51%를 매각하는 가격으로 제시됐던 1500억원보다는 높은 금액에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