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한달동안 KTF (0원 %)의 고속영상이동전화(HSDPA) '쇼' 가입자는 7만5227명이나 늘었다. '쇼' 브랜드를 런칭하기 전인 2월 HSDPA 가입자가 2만4244명 증가하는데 그쳤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3월부터 시작한 '쇼'는 일단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3월 한달동안 KTF의 순증가입자는 8만194명에 불과했다. '쇼' 가입자가 7만5227명이나 늘었는데, 전체 가입자는 8만명밖에 안늘어났으니, 그만큼 기존 가입자가 많이 빠져나갔다는 말도 된다.
게다가 '쇼'를 위해 KTF는 3월 한달동안 엄청난 홍보비와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3월의 '쇼'는 '밑지는 장사'였다.
SK텔레콤이나 LG텔레콤에 비해 유독 KTF가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KTF의 2월 순증가입자는 10만2257명이다. 3월보다 날수도 작은 2월의 가입자순증이 3월 가입자를 앞지른 셈이다. 그만큼 신규유입보다 해지가 많았던 3월이었던 것이다. 3월의 화려한 '쇼' 뒤에 가려진 우울함이다.
▲ SK텔레콤과 KTF의 3월 가입자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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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나 KTF 모두 3월동안 신규도 많고 해지도 많은 기간이었지만 차이점이 있다. KTF의 HSDPA '쇼' 가입자는 7만5227명이 늘었는데 비해, SK텔레콤의 HSDPA '3G+' 가입자는 고작 1만8200명 늘었다는 사실이다. SK텔레콤의 순증가입자 17만명 가운데 3G 가입자는 1만8200명밖에 안되지만, KTF는 순증가입자 8만명 가운데 7만5000명이 넘게 HSDPA 가입자다.
그렇다면 KTF의 그많은 해지가입자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 KTF에 따르면, 3월 HSDPA 가입자 7만5000명 가운데 90% 이상이 타사에서 옮겨온 가입자들이다. 다시말해, KTF 2G 가입자가 3G HSDPA로 옮기는 대신 모두 SK텔레콤과 LG텔레콤으로 이동하면서 KTF의 3G HSDPA 가입자가 늘고 2G 가입자는 그만큼 줄었다.
2월에 60만명도 안됐던 SK텔레콤 신규가입자가 3월에 82만명을 넘었다는 점이나, 2월에 29만명이던 LG텔레콤의 신규가입자가 3월에 35만명 넘게 늘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이는 KTF가 HSDPA '쇼'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2G 가입자 이탈을 방어하지 못한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쇼'를 앞세워 3G 시장에서 '1위' 선점을 노리는 KTF로선 2G 가입자 이탈과 상관없이 앞으로 계속 '쇼' 가입자 늘리기에 충실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G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될 경우, '쇼' 가입자 유치를 위해 KTF가 떠안아야 할 비용부담이 늘어나면서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떨어뜨릴 가능성도 없지않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