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 1인당 재산 170억원 세계최고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7.03.1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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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칼둔 칼리파 무바라크(31)는 미국에서 교육을 받은 아랍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의 부동산 개발업자다.

그는 매일 그의 아우디 승용차를 서둘러 몰아 건설 현장을 지나친다. 그가 지나친 건설현장에는 13억달러가 투자돼 3채의 고층 건물이 지어지고 있다. 2채는 5성급 호텔이고, 한채는 상업용 빌딩이다.

칼둔이 모는 차는 곧 1002개의 스왈로프스키 크리스털 샹드리에와 금박으로 치장된 둥근 돔 지붕을 가진 30억달러짜리 에미리트 팰리스 호텔을 지나쳤다.



아부다비 1인당 재산 170억원 세계최고


#2 아부다비 해안가 지역에 위치한 12개의 섬에는 호텔, 박물관, 현대식 공장들이 줄지어 지어지고 있다.

이중에는 칼둔이 운영하고 있는 국영기업인 무바달라 디벨로프먼트가 짓고 있는 건물들도 있다. 아부다비 지역에서는 향후 10년간 신항만, 신공항, 호텔, 산업단지 등을 짓는데 2000억달러 가량이 투자될 예정이다.



아부다비가 이처럼 천문학적인 투자를 감행하는 이유는 재정의 90% 이상을 석유에 의존하는 현 상태로는 고부가가치 경제를 일구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아부다비는 같은 국가지만 경쟁상대인 이웃 토후국 두바이를 뛰어넘는 중동의 허브가 되기 위한 힘찬 발걸음을 시작했다.

◇ 루브르·구겐하임에 이어 소르본느 대학도 유치

칼둔은 "아부다비는 매우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세계 어느 지역이 이보다 더 역동적으로 수많은 건물들을 세우고 있으며, 많은 비행기 노선이 늘어나고 있는가. 그리고 어떤 지역이 1만5000개의 호텔방을 가진 100개의 호텔을 만들고 있으며, 또 세계 어떤 지역에서 소르본느 대학, 루브르 박물관, 클리브랜드 클리닉, 구겐하임 미술관과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 박물관, 병원, 미술관 등을 동시에 짓고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아부다비는 단일공사로 세계최대(260억달러)인 '사디야트 아일랜드'(행복섬)에 루브르박물관, 구겐하임 미술관, 소르본느 대학 분교를 유치해 이곳을 중동의 문화허브로 키울 계획이다.

세계최고의 부자도시 1인당 재산 170억원



아부다비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이다. 42만명의 시민이 전세계 석유의 10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해외에서 굴리는 돈도 1조 달러에 달한다. 아부다비 시민의 1인당 재산은 1700만달러(170억원)에 달한다.

전체 인구는 120만명에 달하지만 42만명의 에미리트인 이외의 나머지는 모두 이주 노동자들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부다비가 어디있는지 지도로 찾지 못한다. 하지만 칼둔과 같은 사람들이 이를 바꾸고 있다. 그는 아부다비가 싱가포르, 도쿄, 두바이 처럼 유명한 도시가 되길 원하고 있다.



◇ 두바이와 차별화된 '문화허브'

아부다비는 차로 두바이에서 2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다. 그런 아랍에미리트가 두바이와 같은 또 다른 국제적인 도시를 세우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칼둔은 "일단은 두바이와 비교되는 도시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지만, 아부다비는 두바이와 비교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부다비와 두바이는 다른 목표로 출발했다. 두바이는 석유자원이 부족했고,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관광, 상업 등의 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한 발버둥의 결과였다.

그러나 아부다비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풍부한 원유매장량을 보유하고 있고, 풍부한 재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즉, 아부다비는 뒤에 앉아 두바이의 실험을 지켜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도시를 건설하기로 선택한 것이다. 아부다비는 두바이가 겪은 단점들을 지켜보고 이와는 다른 탁월한 도시를 꿈꾸고 있다.



아부다비는 소르본느 대학 분교를 유치하고, 루브르 박물관과 구겐하임 미술관을 유치하는 등 국제금융 중심지를 꿈꾸는 두바이와는 차별화된 발전 상황을 제시하고 있다.

영국 더햄 대학교의 정치과학 교수인 크리스토퍼 데이비슨은 "아부다비는 경제의 높은 원유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알게 모르게 두바이와 경쟁을 하고 있다. 이미 두바이는 잘 알려진 국제 도시이지만, 아부다비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 아부다비의 놀라운 변화



아부다비는 변하고 있다. 높은 빌딩들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대로가 만들어지고 있으며, 해안선을 따라 전망이 좋은 도로들이 생겨나고 있다.

또 아름답게 다듬어진 원형교차로, 분수들이 지어지고 있으며, 나무들도 곳곳에 심어지고 있다. 인공섬과 고속도로, 요트항구 등도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부다비는 두바이와 비교해 조용한 도시다. 교통도 별로 없고 행인도 없으며, 야간 유흥가도 없다.



◇ 두바이vs아부다비 사촌형제간 경쟁

칼둔을 비롯한 아부다비 사람들은 아부다비가 두바이와 비교되는 걸 싫어한다. 그러나 이를 피할 수는 없다.

아부다비와 두바이는 각기 다른 가문이 운영하는 도시기 때문에 더 경쟁심리가 있다. 두바이의 마크툼 가문과 아부다비의 나흐얀 가문은 사촌 지간이다.



아랍에미리트가 1971년 영국 식민 통치에서 독립하면서 가장 영향력있고 부유한 아부다비의 통치자인 셰이크 자예드 빈 술탄 알 나흐얀이 대통령이 됐고, 두바이 통치자인 셰이크 라시드 빈 사에드 알 마크툼이 총리가 됐다. 여기서부터 발전 전략이 바뀐 것이다.

그러나 자예드는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원유 위주 경제 체제를 떨치고 다양한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뒤늦게 모래위에 현대 도시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아부다비에도 원유만을 믿고 나태하던 과거와는 달리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아부다비는 시민 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학생들에게 교재, 통근수단은 물론 학교에 다니도록 유인하기 위해 용돈까지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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