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의 닛코코디얼 인수, 뭘 노렸나

머니투데이 정재형 기자 2007.03.0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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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그룹이 일본의 3위 증권사 닛코코디얼을 108억달러(1조2530억엔)에 인수하겠다고 나섰다.

씨티그룹은 닛코코디얼에 대한 지분을 현재의 4.9%에서 100%로 늘릴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닛코코디얼이 지난해 12월 불거진 회계부정 파장으로 위기에 처한 틈을 노려 일본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다.

도쿄증권거래소(TSE)는 오는 9일 닛코코디얼의 상장폐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외국기업이 일본 기업을 인수한 것으로 최대 규모이며 씨티그룹의 아시아 최대 인수합병이 된다.

씨티그룹의 일본 사업 강화전략과 맞물려 이번 인수합병의 의미가 작지 않다.



◇ 씨티그룹, 일본 전략 급전환

씨티그룹의 일본 전략은 최근 급전환했다. 그동안은 일본 현지 업체와의 제휴 중심이었지만 올해부터는 직접 진출 확대로 방향을 틀었다.

씨티그룹은 오는 7월까지 일본에서 금융 지주회사 설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주회사 설립을 통해 중복 업무를 재조정하고 현지 금융사를 인수해 네트워크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취약한 영업망도 확충한다. 현재 30개인 일본 지점을 수년내 두 배로 늘리고 기업금융 사업을 세 배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닛코코디얼 인수도 영업망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일본 금융시장 노린다

씨티그룹은 일본 금융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개인 자금이 은행 예금에서 수익률이 높은 증권, 펀드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데다 경기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내 지주회사 설립이 완료되면 뮤추얼펀드에서 일반 대출까지 원스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우정민영화가 실시되면, 우체국에 예금된 엄청난 개인 자금들이 고수익 투자 등 다른 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찰스 프린스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일본은 우리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이라며 "엄청난 잠재력이 있는 시장 중 하나"라고 밝혔다.

하지만 씨티그룹이 기대한 대로 일본 사업이 잘 발전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일본 금융회사들도 이미 구조조정을 마치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 남의 불행을 즐겨라

씨티그룹은 아시아 금융위기가 일어난 직후인 지난 1998년 닛코코디얼 지분 20%를 인수했다가 지난 2004년 대부분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당시 매각 가격은 주당 1673엔이었다.

이번 인수 제안가는 주당 1350엔에 불과하다. 닛코코디얼 주가는 회계부정 사건으로 지난 1월 1000엔이나 하락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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