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서부이촌동 '한강르네상스시대'개막?

머니투데이 채원배 기자 2007.03.05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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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용산과 한강연결 추진..철도공사'난색'

"용산과 한강을 연결해 한강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

서울시가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와 서부 이촌동 공동 개발'을 추진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이같이 요약할 수 있다. 용산 역세권에 서울에서 가장 높은 150층 빌딩을 건립하고, 용산과 서부 이촌동을 하나로 묶어 최적의 주거·상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것. 또 용산과 이촌동 도로를 지하로 연결하고, 이촌동에서 유람선 등 배 접안과 수상택시 운행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다.

'한강 르네상스'와 '맑고 푸른 서울 프로젝트'는 민선 4기 서울시의 주요 정책방향이다.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한강을 새로운 문화와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시민과 관광객이 즐겨찾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구호만 거창할 뿐 가시화되는 사업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철도공사가 13만7000평의 철도정비창 부지를 국제업무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5조6000억원에 달하는 철도공사의 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이 계획안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불쾌해 했다. 시와 아무런 협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철도공사와 협의하면서부터 생각이 달라졌다. 잘하면 이번 기회에 서부 이촌동 노후주택을 정비해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를 가시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그래서 나온게 두 구역의 공동개발안.



노후주택이 밀집한 서부 이촌동 지역은 서울의 대표적인 흉물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기차나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서울 도심에 들어올 때 가장 먼저 보이는 지역인데, 흉물스럽기 그지 없다는 것.

서울시로선 이 지역을 하루빨리 정비하고 싶지만 연립주택이 밀집해 있어 사업성이 별로 없다.

따라서 철도정비창 부지와 이 지역을 하나로 연결, 공동 개발해 사업성을 확보하겠다는게 시의 구상이다. 총 20만7000평중에서 정비창 부지가 13만7000평으로 3분의2에 달하기 때문에 사업을 추진하는데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땅값 급등. 이 지역의 땅값이 개발 호재로 인해 급등할 경우 토지매입대금 문제로 사업 추진이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용산과 서부 이촌동 대규모 개발로 인해 올들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의 부동산값이 다시 불안해 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철도공사는 두 지역의 공동 개발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입장이다. 서부 이촌동 지역을 함께 개발할 경우 토지수용 문제가 불거질 수 밖에 없어 사업 추진이 장기화되고 사업성도 떨어져 당초 계획했던 국제업무단지 조성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 두 가지를 동시에 하려다가 하나도 제대로 추진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철도공사는 당초 3월중 공모를 통해 사업자를 선정한 후 6~7월중 회사를 설립(철도공사 지분 29%보유), 8월 토지를 매각하는데 이어 5년내 정비창 시설을 이전, 2011~2012년 국제업무단지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서울시의 승인이 늦어지면서 공모 일정은 연기된 상태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서울시가 서부 이촌동을 사업지에 포함할 것을 요구할 경우 국제업무단지 개발안은 전면 수정할 수 밖에 없게 돼 사업 추진이 불투명해진다"며 "공사로서는 이같은 계획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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