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출신 CEO 정면대결 첫해, 결과는

머니투데이 임지수 기자 2007.02.1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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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최휘영 vs 다음 석종훈

NHN과 다음.

한국을 대표하는 양대 인터넷 포털이면서 기자출신 경영진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NHN의 최휘영 대표와 다음의 석종훈 대표가 인터넷 업계에 함께 몸담은 것은 2002년부터지만 이들 둘이 회사 대표로 정면 대결을 펼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있는 해였다.



최 대표는 2005년부터 NHN 국내 총괄대표를 맡고 있고 다음은 지난해 석 대표를 각자대표로 선임, '석종훈-이재웅'의 투톱 체제로 변신했다.

외형적으로는 지난해 검색부문에서 NHN과 다음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등 NHN이 우위를 이어갔지만 다음도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한 해라는 평가다.



◇기자출신 CEO가 이끄는 양대 포털

국내 최강 포털을 이끄는 NHN의 최 대표는 1991년 연합뉴스를 통해 기자생활을 시작한 뒤 YTN을 거쳤다. 2000년 기자생활을 그만두고 야후코리아에 입사, 인터넷업계에 처음 뛰어들었다. 이후 2002년 NHN의 포털 네이버 기획실장으로 영입됐고 2005년 1월 NHN 국내 총괄대표를 맡게 됐다.

다음의 석 대표는 1986년 경향신문에 입사한 후 조선일보로 옮겨 10여년동안 정보통신 분야를 맡아 일했다. 2002년 다음에 합류, 2005년에 국내 미디어 부문 대표를 맡은 뒤 지난해 4월 이재웅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최 대표가 언론사 경력에서는 후배지만 포털 입문은 먼저 했다. 최 대표는 기자 시절의 대부분을 정치부에서 일했던 것과 달리 석 대표는 정보통신을 주로 맡았던 것이 대조된다.

최 대표는 지식검색, 도서검색 등 새로운 검색 서비스를 주도적으로 이끌었으며 석 대표는 자체 취재기자를 채용한 독립 온라인 매체 '미디어다음'의 영향력을 확대키워 나갔다.

◇NHN 성장세 지속-다음 흑자전환

지난 한해 검색부문에서 NHN과 다음의 격차는 더욱 확대됐다.

인터넷 정보분석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올 1월 현재 네이버의 검색시장 점유율은 76.5%로 2위인 다음의 점유율 11.1%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이는 지난해 1월의 네이버 70.5%, 다음 13.0%에 비해 점유율 차이가 더욱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실적면에서는 두 업체 모두 의미있는 한해였다는 평가다.

NHN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으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고 다음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NHN은 지난해 매출액 5734억원으로 전년대비 60.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296억원으로 74.7% 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이 40%에 달했다.

다음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38.1% 증가한 4608억이었으며 영업이익은 102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파이낸스 부문의 손익개선 및 글로벌 부문 구조조정 효과의 영향이라는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네이버 검색강자 지속-다음 UCC에 올인

올해 NHN은 검색과 게임을 두 축으로 성장세를 지속한다는 전략이다.

NHN은 최근 "올해도 핵심 역량인 검색과 게임을 두 축으로 해서 서비스 전반에 걸친 품질 향상, 한국 중국 일본 미국 등 글로벌 게임포털 간 시너지 강화, 일본 검색 시장 진출 등을 역점사업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2007년은 NHN이 매출부문에서 해외 법인 등 주요 자회사와의 매출 합계 1조원에 도전하는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일본 검색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출,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다음은 NHN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손수제작물(UCC) 부문에 더욱 주력할 방침이다.

석 대표는 "UCC 수익모델 개발 및 서비스 확대에 나서는 등 'UCC 플랫폼'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동영상 관련 네트워크에 13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특히 UCC 수익모델에 주력, 이를 위해 현재 다음의 동영상 섹션인 'tv팟'을 중심으로 포털내 모든 동영상을 집대성하고 이를 플랫폼으로 다양한 형태의 광고 사업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한편 NHN과 다음은 올해 IPTV 부문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NHN은 최성호 NKO(네이버지식경영자)가 담당하는 신사업 분야 산하에 뉴플랫폼제휴담당팀을 신설, IPTV 콘텐츠 개발과 관련 사업자 제휴를 모색할 계획이다.

다음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IPTV 부문에 있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동안 유보적 자세를 취해왔던 NHN이 해당 사업을 추진하면서 다음과 NHN간 맞대결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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