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찾은 남경필, 이젠 '정책 찾기'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7.02.1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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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3색인터뷰-2]'개혁적 보수' 정체성 찾고 '1가구1주택' 정책 추진

한나라당이 정체성 논란으로 시끄럽다. '보수'와 '진보', '수구'와 '개혁'. 낯익은 이념 어휘들이 심심찮게 오르내린다. 대선 표와 직결돼 있는 터라 당내 논쟁이 뜨겁다.

그 중심에 한나라당 '소장파'가 서 있다. 소장파란 이른바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으로 대표되는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을 이르는 표현. 사전을 찾아봤다.



'젊고 기개를 지닌 사람들로 이루어진 파'로 정의돼 있다. 소장파로 거론되는 이들의 면면을 보니 그럴 듯 하다. 대다수가 '386'이니 '젊'다. 보수당인 한나라당에서 열린우리당과 구분이 모호할 정도의 개혁 목소리를 담아내 왔으니 '기개'도 충만하다.

남경필 의원(경기 수원 팔달)은 이런 소장파들 가운데서도 '좌장격'인 인물이다. 당내 소장파 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의 대표이기도 하다. 정치에 입문한 지 햇수로 10년, 벌써 3선이다.



3선이면 중진급이지만 여전히 소장파다. 왜일까. 의문은 이내 풀렸다.

정체성 찾은 남경필, 이젠 '정책 찾기'


그는 "소장파요? 생겨먹은 거나 스탠스나 그렇게 불려 마땅하다"면서도 토를 단다. "과거나 현재가 아니라 미래의 정치를 해야" 한단다.

'老少(젊고 늙음)'보다는 시대정신과 시대감각이 중요하단 의미다. 자연스레 당내 정체성 논란에 대한 견해도 이어진다. "중도를 내쫓으면 집권은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한다.


"집권을 바라면서 (정체성 논란에) 침묵하고 있는 대표와 대선주자들은 해당행위 방조자"라는 격한 표현도 동원한다.

예상보다 강경한 어조다. 직접 물었다. "당 쇄신 차원에서 영입한 참정치운동본부의 유석춘 교수가 정체성 논란을 제기했는데?".

이어지는 답변. "쇄신이 아니라 쇄국하러 오셨는지..과거로 가자는 게 참정치운동본부의 목적은 아닐 것", "제대로 된 한판 논쟁이 필요하다"고 되받는다.

정치인 남경필에게 지난 10년은 "정체성을 고민하는 시기"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비전과 정책과제를 마련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정치인은 철학과 정체성이 있어야 하고 이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화 내용과 그의 최근 행보를 꽤 맞춰보니 정체성의 방향이 대략 드러난다. 실용 노선을 추구하는 '개혁적 보수'나 '중도보수'가 그가 찾아 낸 미래 정치인의 모습이자 남경필의 정체성이다. 그가 자주 거론하는 '공동체 자유주의'와도 일맥상통한다.

정책 과제에 대한 해답찾기는 이미 시작됐다. 첫 작품은 '1가구1주택 촉진 특별법안'이다. 1가구 다주택 보유자에게 규제를 가하자는 민주노동당의 '1가구1주택법안'과 언뜻 헛갈린다.

하지만 설명이 이어진다. "주택보유자들에 대한 규제가 아닌 인센티브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란다. 핵심은 1가구1주택자에게 세제 혜택을 줘 1주택 소유를 촉진하고, 2주택자 장기 보유 거주주택의 양도세를 면제, 주택매각을 유도하자는 것이다.

인터뷰 말미, 현재 준비 중인 정책들에 대해서도 살짝 운을 띄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1가구1주택법안도 조세 제도를 건드려야 하는 것입니다만 그 연장선에서 우리 조세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고민 중입니다".

'미완의 대기'로 출발한 정치인 남경필. 정치 입문 10년째를 맞은 그는 이제 '철학을 지닌 정치인'으로의 변화와 도약을 꿈꾸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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