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을 숲으로 바꾼 아부다비의 저력

박형기 국제부장, 김주동 기자 2007.02.05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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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빅뱅】

↑ UAE는 사막지대임에도 녹지관리가 잘 돼 있다. 두바이의 한 가로수에 연결된 호스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고 있는 모습.↑ UAE는 사막지대임에도 녹지관리가 잘 돼 있다. 두바이의 한 가로수에 연결된 호스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고 있는 모습.


두바이 천지개벽 현장은 너무도 많이 소개됐기 때문에 별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않았다. 기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도심을 수놓은 회색빛 마천루 숲이 아니라 도심을 파랗게 물들이는 나무숲이었다.

두바이와 아부다비는 도심에 나무를 많이 심어 이곳이 사막임을 전혀 느끼지 못하게 했다. 두바이와 아부다비로 가는 고속도로마저 숲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망망대해처럼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모래바다를 구경할 수 있을 것이란 기자의 다소 낭만적인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이곳의 연간 강우량은 100mm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그 많은 나무를 어떻게 관리할까. 모든 가로수 밑에 호스가 깔려 있다. 태양이 작열하는 오후 시간에는 물을 공급해보았자 바로 증발하기 때문에 해뜨기 전과 해진 후에 물을 공급한다. 호스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미세한 구멍이 뚫려 있다. 이 구멍을 통해 조금씩 천천히 물이 공급된다.

이곳은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바닷물을 담수화해 사용한다. 담수화한 물의 70%가 나무를 관리하는데 들어간다. 모든 과정은 컴퓨터로 관리되며, 연간 수십억 달러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한다. 오일달러가 아니면 꿈도 못 꿀 일이다.



특히 아부다비는 셰이크 자이드 UAE 초대 대통령이 나무심기를 국가의 제1사업으로 정하고 오일달러를 모두 녹화사업에 투입, 녹색혁명을 달성했다. 고속도로뿐만 아니라 아부다비의 도심 70%가 녹지다. 그의 업적을 기려 두바이와 아부다비를 관통하는 고속도로의 이름이 셰이크 자이드 로드다.

인류가 후세에 물려 줄 진정한 세계문화 유산은 황량한 사막을 울창한 숲으로 바꿔버린 아부다비의 녹색혁명이 아닐까. 만리장성은 정복과 죽임의 역사이지만 사막의 숲은 나눔과 살림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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