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아반떼 디젤, 최고의 연비를 자랑하다

머니투데이 김용관 기자 2007.02.02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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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Life]아반떼 1.6 VGT

지난해 10월, 현대자동차 (250,500원 ▲4,500 +1.83%)가 마련한 이색적인 행사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아반떼 디젤 모델에 기름을 가득 채우고 현대차 서울 계동사옥에서 해남 땅끝마을까지 1071km를 직접 운전한 후 연비를 측정하는 '아반떼 디젤 연비체험 행사'가 바로 그것.

행사에 참가한 12개 팀 모두 한 번 주유로 완주하는 데 성공했다. 12개 팀의 평균 연비(자동변속기 기준)는 리터당 21.3㎞로 측정됐다. 기름을 가장 적게 쓴 팀은 리터당 23.0㎞로 공인연비(리터당 16.5km)보다 최대 6.5km 더 달렸다.



고속도로 주행이 많아 공인연비보다 높게 나왔지만 국내 경차(리터당 20km 안팎)와 비슷한 연비를 보였다. 특히 수동 변속기의 공인연비(리터당 21km)보다 더 나은 연비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많은 화제를 낳았다.

[시승기]아반떼 디젤, 최고의 연비를 자랑하다


그런 아반떼 디젤을 시승했다. 시승하는 내내 전체적으로 만족했지만 가장 크게 다가온 것은 역시 '저렴한 유지비'였다. 실제로 아반떼 디젤은 국내에서 시판 중인 디젤 승용차 가운데 가장 뛰어난 연비를 자랑한다. 사흘간의 시승동안 연료게이지의 눈금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외형과 실내는 가솔린 모델과 똑같다. 가솔린 엔진을 의미하는 VVT 대신에 VGT라는 엠블렘이 유일한 차이다.

신형 아반떼와 첫 만남을 가졌던 지난해 8월의 설레임은 시간이 흐르면서 사라졌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디자인을 자랑했다. 그러나 지난 90년대 중반 탄생한 1세대 아반떼에 비해 쉽게 싫증이 날 것 같다는 느낌이 문득 들었다.

디젤로 심장을 바꾼 아반떼의 성능을 느껴봤다. '덜덜덜'거리는 디젤 특유의 소음이 나오지 않을까 귀를 쫑긋 세웠지만 예상외로 차안은 조용했다. 하지만 창문을 내리면 이 차가 디젤임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시승기]아반떼 디젤, 최고의 연비를 자랑하다
현대차의 럭셔리 SUV인 베라크루즈나 수입차의 디젤 엔진에 비해서는 소음이나 진동이 크지만 이정도 가격에선 만족스런 수준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정지상태에서 디젤 모델의 소음은 45데시벨로 가솔린 모델의 40데시벨보다 약간 크다.

이 차는 1582cc VGT 디젤 엔진에 4단 게이트 타입의 자동변속기를 맞물려 최고 출력 117마력(4000rpm)과 최대 토크 26.5kg·m(2000rpm)을 뽑아낸다.



최고 출력은 121마력의 가솔린 엔진보다 4마력 낮지만 최대 토크는 가솔린(15.6kg·m)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쏘나타 2.4리터 가솔린 엔진(22.7kg·m)보다 더 나은 힘을 뽑아내는 셈이다.

가속 페달에 힘을 가하자 디젤차 특유의 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시속 80km를 넘기자 엔진 소리는 어느새 바람 소리에 묻혀버릴 정도로 잦아든다.

가솔린 모델에서는 차체에 비해 힘이 딸린다는 느낌이 강했지만 이 차는 실용구간인 2000rpm에서 뿜어내는 강력한 토크 덕분에 꾸준하게 가속이 이뤄진다. 크게 무리하지 않고 170km까지는 도달한다.



[시승기]아반떼 디젤, 최고의 연비를 자랑하다
가솔린 모델과 마찬가지로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은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개인적인 선호도의 차이겠지만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이 다소 가볍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기존 모델에 비해 상대적으로 딱딱하게 설정된 하체 덕분에 코너링에서 만족할 만한 성능을 보였다. 그러나 제대로 빠져나가기 위해선 스티어링 휠의 후보정이 필요하다는 점이 상당히 아쉽다.

전자식 자세제어장치(VDC)와 ABS 그리고 사이드 커튼에어백 등 6개의 에어백을 채용해 안전성을 크게 높였다.



아반떼라는 이름을 함께 쓰기는 하지만 가솔린과 디젤 모델은 서로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었다. 가솔린 모델은 정숙성과 가속력이 돋보였다면 디젤 모델은 리터당 20km에 달하는 탁월한 연비와 강력한 파워가 인상적이었다.

디젤 모델의 판매가격은 수동변속기 기준으로 가솔린 모델에 비해 200만~300만원 비싼 1490만~1750만원. 장거리 주행이 많은 운전자라면 이 정도 가격차이는 감수해도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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