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말할까'보다 '어떻게 말할까'

고현숙 한국코칭센터 대표 2007.01.2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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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숙의 경영코칭]내용보다는 전달방법에 신경써야

한 중소기업의 일이다. 경영자는 조직을 계속 성장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분으로, 특히 직원 교육을 중시하고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는 훌륭한 분이었다.

기업을 성장 발전시키는 것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고, 그렇기에 사람들이 어떤 마인드와 어떤 역량을 갖추느냐가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게 된다는 철학이 뚜렷하였기 때문이다.



그 노력 중 하나로 이 회사는 매월 훌륭한 강사를 초빙해서 전 직원에게 교육을 시키고 있었다. 한번은 대단히 유명하고 섭외하기가 어려운 강사 분을 초빙해서 교육을 했다. 직원들에게 동기 부여도 시키고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도 컸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교육 끝난 후 직원들의 반응이었다. 직원들은 설문 평가에서,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대단한 명성을 지닌 이 강사의 교육에 대해 지난 몇 년간의 교육 중 가장 낮은 점수를 준 것이다.



경영자는 고민을 시작했다. 본인이 직접 그 자리에서 들어본 바로는 교육 내용이 좋았고 특히 젊은 직원들에게 매우 유익한 것이었다. 경영자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려고 설문 평가내용을 살펴보고, 직접 몇몇 직원에게 물어보았다. 피드백은 주로 이런 내용이었다.

'너무 지루했다.' '책에 나온 내용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 같다.' '교과서적인 얘기를 나열한다.' '자기 자랑이 많다.' '유익하다. 하지만 잘난 사람들에게만 통할 것 같다.' 등등.

"아하!" 문제는 교육의 내용, 즉 컨텐츠(Contents)가 아니라 그 내용을 어떻게 전달하는가, 즉 딜리버리(Delivery)에 있었다. 우리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컨텐츠라면, 그것을 얼마나 듣는 이가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느냐, 여기에는 딜리버리 스킬이 요구된다.


경영자가 보기에 그 교육은 컨텐츠는 훌륭했지만, 젊은 직원들에게 잘 다가가기에는 전달 기법이 너무 일방적이고 낡은 것이었다. 강사가 앞에서 지루하게 자기 사유의 세계를 펼쳐 보이는 동안 직원들은 자기와 별 연관이 없는, 공자님 말씀이라고 생각하면서 졸거나, 지루해서 몸을 트는 것이다.

여기서 경영자는 한 단계 확장된 생각을 해보았다. "그렇다면, 과연 내가 사장으로서 직원들을 모아 놓고 하는 말은 어떻게 전달되고 있는가?"

생각해 보니, 늘 '직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 것인가'만 고민했지, 한번도 '내가 어떻게 전달하면 직원들이 더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직원이 적어도 수십 명을 넘어가기 시작하면 사실은 경영자는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전달할까, 딜리버리 방식에 신경을 써야 한다. 첫 부분에 주의를 집중시킬 수 있는 방법,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예화나 스토리, 일과 삶에 적용할 수 있게 하는 생생한 언어. 이런 노력을 할 때, 경영자의 메시지는 직원들에게 살아 숨쉬는 것이 될 수 있다.

딜리버리를 중시하고 개선 노력을 하는 데는 기본적으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 즉 서비스 정신이 필요하다. '내가 전달하는 내용은 맞는 말이고 유익한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잘 들어서 취하는 것은 너희들의 몫' 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떤 면에서는 전문가일수록, 내용에 대한 확신이 강할수록 그렇게 되기 쉽다. 그러나 그것은 기본적으로 내 중심의 관점일 수밖에 없다. 상대방 중심의 관점에서 자신의 메시지를 잘 전달하려면 어떤 것을 바꾸어 보겠는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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