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도 유통기한이 있다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2007.01.1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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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성공습관]시대착오 발언 삼가야

성경 구절이나 옛 성인들의 명언처럼 수천수백년 동안 생명을 유지하는 말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말은 시대정신을 담는다. 따라서 시대적 배경을 달리하면 같은 말이라도 좋은 말에서 나쁜 말로 바뀔 수 있다. 분명 말에도 유통기한이란게 있다.
 
문제는 유통기한이 지난 말을 하는 실수이다. 예전에는 충분히 통했던 얘기라도 유통기한 고려 없이 그냥 내뱉었다간 큰 곤혹을 치를 수 있다. 말의 생명력은 시대와 함께 한다. 따라서 시의성에 민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할 때에는 말의 유통기한이 다하지는 않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성희롱 발언으로 구설에 오르는 지식인들이 종종 있다. 대개 농담으로 가볍게 던진 말이지만 그말을 듣는 이들은 불쾌하게 받아들이면서 결국 성희롱 발언으로 규정되고 자신은 곤혹스런 입장에 처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시대착오적인 발언을 한 당사자들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그 사람은 과거의 말이 이미 유효기간이 지났음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간간히 `넌 예뻐서 취직 좋은데 하겠다`나 '넌 예쁘니까 결혼 잘 하겠다'는 등의 철 지난 얘기를 하는 교수들이 캠퍼스에서 발견된다. 나름대로 지성인이고 사회지도층인 사람들 가운데에서도 시대착오적 발언 때문에 구설에 오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최소한 자신들의 생각은 못 바꾼다 하더라도, 최소한 남들 앞에서의 말을 할 때는 시대착오적 발언만은 주의해야 했다. 직장에서도 이런 실수를 하게 되면 여직원회나 노조에 찍히기도 하고, 조직 내에서 실언하는 사람으로 꼬리 달리기 십상이다.
 
공인은 사적인 자리에서의 발언에서도 책임을 져야 할 수 있는데, 더욱이 대중과의 공적인 커뮤니케이션 자리에서 시대착오적인 말은 불필요한 반감을 키울 수 있다.
 
색깔론이나 구태의연한 사상논쟁으로 구설에 오르는 정치인들도 종종 있다. 의도적으로 정치적 책략에 의해서도 그런 유통기한 지난 구시대의 말을 꺼내기도 한다는게 문제이다. 그들의 책략에 대중은 절대 넘어가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그 정치인들은 대중의 수준을 한참 잘못 보고 있는 것이다. 몇 십년 전의 대중의 수준으로 오늘날의 대중을 생각하면 곤란한데도 말이다.
 
요즘 시대에 1900년대 초에서나 쓸 법한 어법으로 말한다면 어떨까. 잠깐동안 재미는 있을지 몰라도 의사소통이 원활치는 않을 것이다. 말은 시대상을 대변한다. 따라서 시대에 맞는 유행어도 적절히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유행어 구사는 사람과 사람간의 대화에 활력이 되기도 한다. 적당한 유행어 구사는 센스이나 과도한 유행어 구사는 경박해보일 수 있다. 말에도 유통기한이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이처럼 대중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말에도 시의성이 있고, 유통기한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몇 십년 된 강의노트를 업데이트도 없이 계속 반복하는 노교수의 얘기는 전설로 남아있다. 회사에서도 고리타분한 옛 얘기나 들먹이고, 상명하복과 수직적 커뮤니케이션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은 퇴출되거나 왕따되기 십상이다. 커뮤니케이션이건 정보이건 시대감각이 필요하고, 시의성에 맞는 이야기를 통해서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힘을 보탤 줄 알아야 한다.
 
한참 좋은 얘길 해놓고서도 막상 시대착오적인 말 한마디가 중간에 섞여도 말의 힘이 한풀 꺾일 수 있다. 특히나 남녀 불평등이나 보수적 색채 혹은 정치성이 짙은 말, 과거의 관행에 근거한 말 등은 말의 유통기한이 지난 말일 경우가 많으므로, 이와 관련된 말을 할때는 더욱 주의하고 한번 더 생각해서 말을 할 필요가 있다. (www.digitalcreat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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