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여승무원 정규직 요구 '좌절'(종합)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2006.09.29 11:30
글자크기

노동청 "여승무원 파견 일부 불법요소 불구 전체적으로 적법"

"철도공사에 의한 정규직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210일이 넘는 장기농성을 벌여온 전 KTX 여승무원들의 업무 위탁은 '적법'하다는 노동당국의 최종 판단이 나왔다.

서울지방노동청은 29일 철도공사의 전 KTX 여승무원에 대한 불법파견 여부에 대해서 지난 7월부터 재조사를 벌인 결과 "공사가 파견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5월 서울지방노동청 남부지청의 '적법' 판정을 재확인 한 것으로, 전 KTX 여승무원 및 노동계의 강한 반발이 뒤따를 전망이다.

엄현택 서울지방노동청장은 "철도공사와 전 KTX 여승무원을 채용한 한국철도유통간 체결, 시행중인 승객서비스에 대한 위탁계약이 일부 불법파견적인 요소가 있지만 도급계약으로서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지방노동청은 그 근거로 △유통이 여승무원의 근태관리를 직접 담당한 점 △공사의 업무수행상태에 대한 시정요구 통보를 받으면 유통이 징계조치를 직접 취하고 있는 점 △안전업무가 주인 열차팀장과 승객서비스를 담당하는 승무원과의 업무가 분리된 점 △유통이 4대보험의 가입 주체이고 노사협의회 개최 등 사업주 의무를 이행한 점 등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전 KTX 여승무원들의 철도공사 정규직 채용은 행정적으로 불가능하게 됐다.

그러나 노동당국이 △공사가 여승무원의 업수수행방식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점 △공사의 주식소유 비율이 높고, 유통 임원이 초창기 전원 공사출신인 점 △교육시 공사제작 교제 그대로 사용 등의 사안은 노무지휘권과 경영상 독립이 침해된 측면이 있다고 인정해 추가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결정에 대해 KTX 여승무원 노조는 "수긍할 수 없다"며 즉각 반발했다.

박말희 KTX 노조 승무지부 박말희 상황실장은 "사용자측의 주장만을 수용한 불합리한 결정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계속적으로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 KTX 여승무원 노조는 철도공사에 '직접 채용'을 요구하며 지난 2월부터 파업에 들어간뒤 현재까지 장기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철도공사는 지난 5월 자회사인 KTX 관광레저로의 정규직 채용을 제안했으나 KTX 여승무원 노조에서 거부하자 응하지 않은 승무원 300여명을 전원 해고처리 했다.

전 KTX 여승무원들의 농성이 장기화되면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성차별적인 부당한 차별'이라고 사실상 불법파견임을 인정하고, 최근에는 여성 국회의원들과 여교수들이 '철도공사 직접 채용'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잇달아 발표하는 등 논란이 지속돼 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