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곳에서 희망을 찾지 마라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2005.12.28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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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경영]회사의 성장이 곧 나의 성장이 된다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얘기 중 하나는 "여기 아니면 갈 데가 없는 줄 알아. 왜 사람을 우습게 보는거야" 라는 자조적인 말 혹은 "받는 만큼만 일하자고, 더 한다고 월급 더 주는 것도 아닌데…" 라는 말이다.

매우 현명하게 들리지만 사실 가장 어리석은 말이다. 성공을 위해 가장 먼저 정의해야 할 것은 회사와 나와의 관계이다. 회사 생활이 내게 어떤 의미인가가 명확해지고, 회사 생활이 내게 가치 있는 생활이라는 깨달음이 오면 그 다음은 훨씬 쉬운 법니다.
 
재벌의 아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은 회사 생활을 통해 전문가로 성장한다. 외식업계를 평정한 아웃백 스테이크의 정인태 사장이 그렇다. 그의 첫 직장은 롯데호텔이다. 그는 초년 시절부터 대학원을 다니며 회사 일을 했다.



이를 위해 새벽 근무를 자청했고 직장인 롯데호텔을 가기 위해 매일 전철 첫 차를 타고 부천에 있는 집을 나섰다. 다양한 경험을 위해 웨이터 근무를 했고, 해외 동향을 알기 위해 자비로 유럽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자신이 맡고 있는 호텔, 레스토랑 업계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이다.

덕분에 그는 최연소 점장이 되었고, 외국인 회사에 스카우트가 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그는 돈을 위해 일하지 않았다.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 오늘의 성공을 거둔 것이다. 롯데호텔은 이런 사람을 배출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정 사장 역시 자신의 전문성을 롯데에서 배웠다고 고백한다.
 
지금 있는 곳에서 성공한 사람이 밖에서도 성공한다. 이는 만고불변의 진리이다. 안에서 새는 쪽박은 밖에서도 샌다. 성공한다는 것은 조직에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여러분은 어떠한가. 여러분이 그만 둔다면 조직에 어떤 영향이 있을 것인가.



여러분이 사장이라면 당신 같은 사람을 어떻게 하겠는가. 그룬포스라는 세계적인 펌프 회사의 CEO 이강호 사장은 늘 조직에서 가장 필요한 사람이 되겠다는 결심으로 일을 했다. 외국 지사장으로 근무를 하면서 열심히 성과를 냈는데 모함으로 갑자기 귀국을 당한 일이 있었다. 당시 부인은 만삭의 몸이었다.

자신을 몰라주고 이런 대접을 하는 회사가 얼마나 원망스러웠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사표를 내는 대신 최고의 인재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1년 후 많은 성과를 냈고 인정도 받았다. 그러자 그는 사표를 냈다. 그리고 사장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앞으로 다시는 나 같은 부하직원을 두지 못할 겁니다."

그리고 지금의 회사 사장이 되었다. 회사 생활을 하려면 적어도 이 정도의 야망은 있어야 한다. "여기서 최고가 되어라. 회사가 해고를 시킬까 봐 두려워하는 사람이 될 것인가, 아니면 당신이 그만둘까 회사가 벌벌 떠는 그런 사람이 될 것인가."
 
전문성을 바탕으로 성공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자신이 속한 집단이 성공함으로서 자신의 몸값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다. 삼성전자의 위상은 하늘을 찌를 듯 하다. 그렇기 때문에 삼성 출신은 어디서나 대접을 받는다. 반대로 몸담은 조직이 무너진다면 몸값은 같이 무너진다.


망한 회사 출신은 어디 가나 대접 받지 못한다. 당신도 망하는데 일조를 했다고 시장에서 보기 때문이다. 현재 당신이 속한 조직의 위상은 어떠한가. 업계 최고인가. 당신 조직을 일류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당신이 할 일은 무엇인가.

흔히 사람들은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을 구분하여 생각한다. 회사가 힘든 것과 내가 무슨 상관이야, 월급만 꼬박꼬박 받으면 되는 것 아니야 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믿지 못하겠는가. 회사를 망하게 한 후 시장에 나와보라. 뼈저리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것, 이를 통해 개인의 상품성을 높이는 것, 지극히 건강한 시장경제의 선순환 사이클이다.
 
가장 많은 사람들의 걱정은 은퇴 후 어떻게 살 것이냐이다. 그래서 공인중계사 시험공부도 하고, 재테크를 위해 아파트 시세에도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가장 확률이 높은 은퇴준비는 지금 몸담고 있는 직장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분야의 전문가로 거듭나는 것이다.

회사는 단순히 월급을 받은 만큼 일을 하는 곳이 아니다. 회사의 브랜드가 높아지면 몸값은 같이 올라가 나를 보호하는 우산이 될 수 있다. 또 당신을 전문가로 만들어 줄 수도 있다. 공부를 하면서 월급을 받는 곳인 것이다. 여기서 만난 동료, 상사, 업체 사람이 당신의 영원한 고객이 될 수도 있는 곳이다.

사람의 변화는 의미를 달리할 때 이루어진다. 지겹고 가기 싫지만 먹고 살기 위해 가는 곳이란 생각을 하면 사는 사람과 이곳이야말로 내 몸값을 올려주고, 돈을 주면서 나를 전문가로 키워준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결과가 어떻겠는가.

제발 이상한 곳에서 희망을 찾지 말고, 당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 희망을 찾아라. 회사만이 희망이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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