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20일 통일교육원 부지를 기부한 고성일씨의 뜻을 기리는 차원에서 청동흉상부조를 만들어 30일 종무식에 맞춰 제막식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부조 하단에는 '겨레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이 곳 통일교육원 부지 16,878평을 흔쾌히 기부하신(1987.8.12) 송암 고성일 님의 높고 푸른 뜻을 기립니다'라는 문구가 들어갔다.
타고난 수완으로 이미 20대 초반에 광목 장사로 이미 거부가 됐던 그는 해방 직후 부모형제 등과 함께 월남했다.
1960년대에는 무역업에 눈을 떠 '수도 염료상사'를 설립했고, 군복을 염색해 입던 시절 해외에서 염료를 수입해 팔면서 큰 부를 축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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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자금을 동원해 땅을 사들이기 시작한 고씨는 부동산 투자관리회사인 세형상사도 설립했다. 한 때는 그의 땅을 밟지 않고는 서울로 들어올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거대한 부동산을 소유했고, 아파트 건축 붐이 일면서 돈벼락을 맞았다.
지난 1999년 78세를 일기로 숨진 고씨는 1987년 8월 강북구 수유동 소재 1만6878평을 현 통일교육원 부지를 기부했다. 당시 자산평가액은 22억6000만원이었다.
통일부가 부지를 기부받은지 15년이 지난 시점에 기념물을 설치한 것은 "우리사회의 기부문화를 전국민적으로 확산하자"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제안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교육원은 1972년 5월 발족한 이후 서울 장충동 한국자유총연맹 건물의 일부를 빌려 사용하다가 고씨의 부지 기부로 청사를 신축한 뒤 1991년 3월 현재 수유동으로 이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