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붕괴사고 "PC공법이 원인"

머니투데이 이정선 기자 2005.12.08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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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건축학회 사고원인 분석결과 'PC공법 안정성' 문제 제기

최근 9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이천물류센터 붕괴사고의 원인이 당시 공사과정에 활용된 ‘PC(Pre-cast Concrete)공법’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건축학회는 이천물류센터 붕괴사고의 주원인이 PC공법 가운데 ‘3층 1절’ 공사방식에 의한 안정성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천 물류센터 공사의 시공사(원청)인 GS건설과 PC공정 부문의 하청 공사를 담당했던 삼성물산 건설부문간 책임소재를 둘러싼 공방이 한층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대한건축학회에 따르면 이번 공사에 사용된 ‘3층 1절’ PC공법의 경우 구조적 안정성이 검증된 '2층 1절' PC기둥에 비해 ‘횡 변위(옆으로 변화될 수 있는 성질)’ 강성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축학회 관계자는 “횡 변위에 대한 안정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만큼 사전에 구조적 안정성에 대한 검증이나 이에 대한 공법보완이 이루어졌다면 이번 붕괴사고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되고 있는 PC골조 공법은 공장에서 틀에 맞춰 미리 만들어 놓은 콘크리트를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

이 가운데 ‘3층 1절’ 방식이란 하나의 기둥으로 3개 층을 버틸 수 있는 공법으로 이천 물류센터 공사에 처음 적용된 방식이다. 통상 건축현장에서는 하나의 기둥으로 2개 층을 버틸 수 있는 ‘2층 1절’ 공법이 주로 사용돼 왔다.


건축학회가 PC공법의 문제점을 제기함에 따라 이번 붕괴사고의 원인은 물론 공사업체들의 책임소재, 공사지연에 따른 배상금 등의 처리결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PC시공 책임범위를 둘러싼 원청업체인 GS건설과 이 부문의 시공을 맡은 삼성물산 건설부문과의 책임공방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GS건설은 지난 10월7일 이천시로부터 건축공사 중지명령과 함께, 구조안전에 대한 정밀진단을 요청받아 PC공사의 시공업체인 삼성물산과 공동으로 대한건축학회에 물류센터 붕괴사고의 원인규명을 위한 사고원인 조사용역을 의뢰한 바 있다.

한편 노동부는 이천 물류센터 붕괴사고의 책임을 물어 시공사인 GS건설과 하도급업체인 삼성물산, 공승기업 등 3개 업체를 서울시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도록 요청을 한 상태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면 이들 기업에 대해 3개월 이내의 영업정지 또는 3000만원 이하의 과징금 등 행정제재 수위를 정해, 처분을 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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