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나만을 위한 시간관리법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2005.05.25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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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경영]자신이 원하는 것에 충실하게 산다는 느낌을 받아야

학교 교수로 학생들 가르치기, 기업을 자문하고 컨설팅하기, 임원이나 매니저 대상 교육하기, 환경재단에서 만든 환경경영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기, 매주 한스레터 쓰고 각종 사보나 잡지에 경영관련 글쓰기, 삼성경제연구소에 북리뷰하기, 수시로 방송하기…. 대강 내가 하는 일이다.
 
그 중에서 가장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것은 관련 정보 수집을 위해 책을 사보고, 사람들을 만나 얘기를 듣는 것이다. 강의나 컨설팅은 음식 만들기와 같다. 조리하는데 들어가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이 보다는 재료를 다듬고 준비하는데 많은 시간이 들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사용할 것인가는 한시도 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 관심 사항이다.
 
첫째, 단기적인 목표가 확실해야 한다. 그래야 시간을 관리할 필요성이 생긴다.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모든 일은 필요성을 절감하는 데서 출발한다. 시간관리도 그렇다. 아무리 일을 해도 자꾸 일이 밀리고 몸이 고달픈가.



분주하긴 한데 퇴근할 때 보면 별로 한 일이 없다고 느껴지는가. 하루하루는 무지 열심히 사는 것 같은데 지나고 보면 달성한 것이 별로 없는가. 급한 일에 치여 정말 해야만 하는 일을 하지 못하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시간관리를 해야 할 때이다. 필요성을 느낄 때 지금이 바로 시간을 관리해야 할 때이다.
 
둘째, 멀티태스킹에 도전하라. 한 가지 일만 하면 엄청 성과를 낼텐데 너무 여러 가지 일을 하느라 제대로 집중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변명이다. 그럴 듯하게 들린다. 하지만 그런 상황은 가능하지도 않고 설혹 있다 해도 별로 효과적이지 않다.

세상사가 원래 그렇다. 이 일을 하다, 저 일도 해야 하고, 일 하는 틈틈이 가정도 돌보고 친구 상가집도 가야 한다. 총각네 야채가게 등 베스트셀러를 내고 있는 김영한 사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동시에 몇 권의 책을 준비한다. 여러 가지를 하는 와중에 아이디어가 나오고, 관계없는 것처럼 보이는 곳에서 결정적인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싫증도 덜 나기 때문이다. 베토벤이 그렇고 에디슨이 그렇게 일을 했다.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셋째, 시간의 품질에 따라 맞는 일을 하라. 개인마다 시간대별 품질이 다르다. 아침형 인간인 나의 경우는 새벽시간의 품질이 가장 좋다. 그렇기 때문에 오전 시간에 머리를 많이 사용하는 일을 한다. 제안서를 쓰거나 글을 쓰는 일을 한다.

품질이 떨어지는 오후에는 주로 사람을 만나거나 책을 사러 가는 등 거기에 걸 맞는 일을 한다. 최악의 시간대인 4-5시에는 운동을 하거나 사우나를 한다. 그러면 다시 품질이 좋아진다.
 
넷째, 계획을 미리 세워 미리미리 준비한다. 오늘 할 가장 중요한 일이 무언지, 이를 위해 미리 준비할 것은 어떤 것인지, 집에서부터 갖고 가야 할 것이 없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 시간 부서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비상사태가 많이 생긴다.

그러면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투입할 수 밖에 없다. 느긋하게 걷는 시간은 온전히 내 시간이 되지만 허겁지겁 움직이는 시간은 죽은 시간이다. 그런 의미에서 약속시간에 늦는 사람이 사실은 가장 시간을 낭비하는 사람이다.


미안한 마음에 택시타고, 초조해하고, 가서 사과해야 하고, 남의 미움을 사고… 반면 미리 가서 있는 사람에게 그 시간은 활용이 가능한 시간이다.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쓸 글에 대해 미리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무계획은 실패를 준비하는 것이다." 벤자민 플랭클린의 말이다.
 
다섯째, 부서지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아무리 계획을 세워도 사실 계획대로 되는 날은 하루도 없다.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갖고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장 효과적인 도구는 역시 책이다. 빈 시간이 생겨도 읽을 책이 있으면 걱정이 없다. 빈 메모장이 있으면 청탁원고에 대해 미리 생각해볼 수 있어 느긋하다.
 
시간에 대한 것, 성취에 대한 욕구는 사람마다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시간을 써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은 무리이다. 가장 좋은 시간관리는 자신의 철학에 맞는 방법을 스스로 찾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초단위로 움직이고 조찬모임도 더블로 뛰어야 직성이 풀린다. 그래야 에너지가 생긴다. 잠시라도 빈틈이 있으면 불안해 한다. 반면 나 같은 사람은 빈 시간이 많아야 기분이 좋다. 빽빽한 스케줄은 견디기 어렵다.

의도적으로 약속을 절제하고 혼자 노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을 좋아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언지, 그것에 충실하게 산다는 느낌을 받는 것, 이것이 바람직한 시간관리이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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