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기숙사펀드 '관심'..15년 최장기

머니투데이 민주영 기자 2005.03.2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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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자산 400억원 모집 완료

산은자산운용과 한국산업은행이 공동으로 설정 판매한 '대학교 기숙사펀드'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펀드 자산으로 대학교 기숙사를 지은 다음 이를 운용해 수익을 얻는 다는 점에서 국내 처음인데다 펀드운용기간이 무려 15년으로 일정기간동안 운용되는 펀드중 가장 길다.

25일 산은자산운용은 400억원 규모로 판매된 '산은 건대사랑 특별자산 투자신탁' 제1,2호(건대기숙사펀드)가 모집완료됐다고 밝혔다. 330억원은 연기금과 보험사 등 5개 기관투자자에서 투자했으며 나머지 70억원은 조흥은행을 통해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됐다. 산은자산운용측은 향후에도 대학교 기숙사펀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최초 기숙사 펀드 = 건대기숙사펀드의 구조를 보면 우선 사업추진을 위해 서류상 회사(Paper Company)인 건국대 기숙사 유한회사(특수목적회사: SPC)를 만들고 이 회사와 건국대학교간의 사업 약정을 체결한다.

국내 최초 기숙사펀드 '관심'..15년 최장기


SPC는 건대기숙사펀드로부터 자금을 빌려 기숙사를 지은 다음 이를 건국대학교에 기부체납한다. 대신 15년간 기숙사 운영권을 갖는다. SPC는 기숙사 이용 학생들로부터 받은 기숙사비 수입으로 건대기숙사펀드에 원금과 이자를 갚아가고 펀드투자자가 이를 돌려 받는 방식이다.



건대기숙사펀드가 SPC에 자금을 빌려주고 받는 이자는 연8.5% 정도로 이중 운용 및 판매 등에 따른 비용을 빼고 투자자에게 연 7~8% 수익을 돌려줄 예정이다. SPC의 절반 이상 지분(51%)을 펀드운용사인 산은자산운용이 확보해 기숙사비를 올리거나 하는 중요 의사결정 또한 산은자산운용이 할 수 있도록 했다.

건설될 기숙사는 3개동으로 지상12층 지하1층으로 총 2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오는 4월15일경 공사를 착공해 내년 8월 10일 오픈할 예정이다.

기숙사펀드의 등장으로 대학 입장에서는 큰 부담없이 기숙사 시설을 유치할 수 있고 학생은 최신식 기숙사를 이용할 수 있다. 또 펀드 투자자는 장기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 '윈-윈'하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산은자산운용측은 "민간펀드 조성에 의한 대학기숙사 건설 지원의 최초 사례로서 최근 정부가 추진중인 민간자본 활용을 통한 대학 기숙사 설립에 대한 모범사례로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며 "공익목적에 부합하면서도 장기 안정적인 구조화 펀드 시장을 개척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국내 최초 기숙사펀드 '관심'..15년 최장기
◇15년 최장기 펀드 기록 = 건대기숙사펀드의 또다른 특징은 만기가 15년으로 지금까지 나온 단위형 펀드중 가장 장기펀드라는 점이다. 이는 아직까지도 단기펀드가 많은 국내 자산운용시장에서 획기적인 시도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선주 산은자산운용 팀장은 "15년 짜리 펀드로 워낙 장기이기 때문에 펀딩이 될지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며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초기 설득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최근에야 경기활성화와 맞물려 우호적인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15년동안 기숙사 운영권을 확보해 수입을 얻는 데 원금과 이자 회수가 원활치 않을 경우 추가로 10년 연장하도록 보완장치를 마련했다. 최악의 경우 차입금 상환이 여의치 않더라도 만기를 연장하면 회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원금을 떼일 염려를 최소화했다.

또 연간 기숙사 입실률이 75%이상 되도록 학교가 보장하는 약정을 맺어 최소 수입을 확보했다. 입실률 75%는 9개월동안 기숙사의 모든 방이 다 나가는 것으로 대학 학기가 8개월인데다 나머지 방학 4개월동안에 1개월만 추가로 차면 되기 때문에 무난하게 달성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운용사측의 예상이다.



이선주 팀장은 "공적성격이 강한 학교와 사업을 진행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여러군데에서 관심이 매우 높은 게 사실"이라며 "향후에도 기숙사펀드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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