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연구소에 '안철수'가 없다?

머니투데이 윤미경 기자 2005.03.1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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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인 이름을 회사명으로 유지한데 대한 부담감 커

안철수연구소에 '안철수'가 없다?


안철수연구소에서 '안철수'가 떠난다.

안철수 사장이 10년만에 자신이 창업한 '안철수연구소'를 떠난다.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였던 그가 자리를 훌훌털고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터다.



결코 충동적인 퇴진선언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자신의 인생목표를 정하고 준비해왔던 일이라고 한다. "지금이 물러나야 할 적기"라고 말한 대목에서 안철수 사장의 결연한 의지마저 엿보인다.

'안철수'라는 이름 하나 달랑 내걸고 시작한 사업이다. 아니, 처음 시작할때는 사업으로 접근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사명감 하나로 자신의 이름 석자를 내건 연구소를 설립했던 것이다.



연구소만으로 바이러스백신을 개발하는데 한계를 느낀 그는 연구소를 기업으로 전환했고, 이후 기업공개를 하면서 오늘날 순익 100억원의 회사로 일궈냈다. 참담하기 이를데 없는 국내 보안시장에서 이만큼의 내실을 기했다는 것은 거의 기적이라고까지 평가되고 있다.

그런 그가 '안철수연구소'를 떠난다. 토종 바이러스백신의 대명자로 자리잡은 '안철수'가 떠난 안철수연구소. 회사는 이제 또다른 고민에 빠졌다. 안철수 사장이 떠나버린 '안철수연구소'라는 회사명을 지속하기가 부담스러워진 것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안철수연구소'가 회사명을 바꿀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안철수연구소측은 "아직 검토한 바가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의 이름 석자를 회사의 사명으로 계속 유지하기는 힘들지않겠냐는 의견은 이미 안철수연구소 내부에서도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안철수 대신 김철수 사장이 CEO의 바통을 이어받았지만 김철수 사장 입장에서도 '안철수'의 무게감으로 부대낄 수 있는 문제여서, 안철수연구소가 이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리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를 놓고 일부에서는 "휴렛팩커드나 포드처럼 창업자의 이름을 그대로 딴 회사명이 많다"면서 "안철수는 자연인의 이름이기 이전에 토종바이러스백신의 대명사기 때문에 회사명을 그대로 유지하는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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