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레슨]보편주의와 특수주의 직원들

머니투데이 김경섭 한국리더쉽센터 2004.05.18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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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조직은 자금, 부동산, 기술이 아닌 인재의 자산 가치를 강조하며 조직원 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실제로 어떤 리더십 교육의 상당 부분은 인기 있는 상사가 되는 방법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교육을 받은 어떤 임원이 직원들에게 인기 있는 리더가 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했는데도 영업성과를 전혀 개선하지 못했다고 불평하는 것이었다. 자세히 들어보니 그는 일부 문제가 있는 직원들을 엄하게 대하는 대신 포용하기 위하여 온갖 노력을 했고, 직원들은 반성 없이 그 임원을 이용만한 것이었다.



어느 조직이나 문제 직원들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근무에 충실하지 않고 회사규정을 어기며 애사심이나 충성심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품질이 나쁜 제품을 생각해 보자. 우선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안되면 폐기해서 불량율을 줄인다. 개선되지 않는 불량은 폐기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임원의 포용정책은 일부 불량품을 그대로 방치해 조직에 섞어 놓은 셈이었다.

몇 년 전에 네덜란드 학자가 세계 17개국을 대상으로 국민들의 행동양식을 조사했는데, 그는 다음과 같은 상황을 제시했다.



‘당신은 친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있었는데 제한속도 30km 구간에서 길을 건너는 보행자를 치고 말았다. 친구가 85km로 과속을 하고 있었는데 그 당시 현장의 목격자는 아무도 없었다. 친구는 구속되었고 그의 변호사가 만약, 당신이 법정에서 친구가 30km 속도를 지키면서 운전을 하고 있었다고 증언을 해준다면 친구가 중대한 벌을 면할 수 있다고 말해주었다. 이런 상황에서 당신은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

조사 결과, 미국과 영국 등 대부분의 서구 선진국에서는 ‘사실대로 (제한속도를 어긴 것 같다고) 증언하겠다.’고 원칙주의에 입각해서 응답한 사람이 90% 이상이었고, ‘친한 친구를 위하여 거짓 증언을 하겠다.’고 특수주의의 입각해서 응답한 사람들은 10%를 밑돌았다.

반면에 일본과 중국 등 동양권에서는 원칙주의와 특수주의에 따른 응답자가 50:50 정도였다. 놀랍게도 한국에서는 26%만이 원칙주의를 따르고 74%가 특수주의를 따른다고 응답했다. 여기에서 원칙주의란 상황에 관계없이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기준이나 원칙을 따르는 행동양식을 말하고, 특수주의란 상황에 따라 주관적으로 행동을 바꾸는 행동양식을 말한다.


만일 어떤 조직에 근무하는 직원이 특수주의 성향을 갖고 있다면, 그는 불성실하고 조직에서 강조하는 기본이나 원칙을 따르지 않으며 상황에 따라 자기 주관대로 행동할 것이다. 이런 조직원은 엄격하게 관리되어야 하고 성품을 개선하지 않을 경우 도태되어야 된다. 이런 직원들을 포용만 하는 것은 마치 잡초를 키우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또 이런 직원들에게까지 인기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상사는 좋은 리더라고 할 수 없다.

훌륭한 리더십을 갖춘 경영자나 상사는 원칙주의 직원들에게는 인기가 있어야 하지만, 특수주의 문제사원들에게는 엄격해야 한다. 그리고 문제가 있는 직원의 퇴출을 결정하기 이전에 그들을 변화시키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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