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민주노총과 만찬..분배보다 일자리 중요

머니투데이 박승윤 기자 2003.09.30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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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30일 저녁 단병호 위원장등 민주노총 지도부와 만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고 노사현안에 대해 폭넓게 대화를 나눴다.

노 대통령은 지난 26일 한국노총에 이어 이날 민주노총과도 깊은 대화를 나누며 노동계 아우르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신뢰에 바탕한 대화를 촉구한 반면 민주노총은 참여정부의 노사정책에 대해 섭섭함을 토로해 설전이 오갔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저녁 6시부터 8시30분까지 2시간30분여에 걸쳐 이루어진 만찬 간담회에서 "민주노총이 주장하는 성장과 분배의 조화는 참여정부의 정책 목표"라며 "시간이 다소 걸리지만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노 대통령은 "경제가 어려우면 분배도 악화된다. 분배의 개선을 위해서도 지속적인 성장이 중요하다"면서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주지 못해 가슴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이어 "당장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 최선의 분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사용자의 부당 노동행위를 단속할 것이며 투명 경영과 협력적 노사관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경제가 어려운만큼 노동계의 요구 사항을 전부 수용해 줄수 없음을 이해해달라며 인식이 같을 수는 없지만 신뢰를 갖고 대화를 통해 문제들을 풀도록 하고 다소 불만이 있더라도 서로 믿음을 갖자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민주노총이 조직적으로 노사정위원회의 불참을 결의한 만큼 노사정위 참여는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입법 과정등에서 여러 통로가 있으니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대화를 계속하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착잡하다. 이전에 민노총과 인연이 깊었는데 지금은 상황에 따라서 대립하기도 한다"며 "의견과 입장이 다르더라도 보고 만나서 얘기를 하다보면 이해를 하게 된다. 소득이 더 있으면 있는대로,없으면 없는대로 대화를 하자"고 당부했다.

반면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통령 후보시절 공약과 정책자료를 보고 상당한 기대를 했으나 이후 추진과정에서 점차 포기하고 있다는 아쉬움이 든다"며 "경제가 어려운 것은 이해하지만 어느순간 분배 정책은 없어지고 2만달러로 표현되는 성장 정책으로 선회하고 있으며, 이는 필연적으로 빈부격차등 사회 차별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단 위원장은 또 구속 노동자가 많다며 사측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법 적용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민주노총은 또 비정규직,국민연금,노사관계 선진화 방안등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며 정책 방향의 개선을 요구했다. 특히 노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일부 노조와 노동운동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한 것에 섭섭함을 토로했다.

윤 대변인은 "노 대통령과 민주노총은 이날 할 수 있는 얘기를 다 했다"면서 "서로간에 불만은 있지만 대화를 시작했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자는 것이 큰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민주노총에서 단병호 위원장,유덕상 수석부위원장,신승철 부위원장,이재웅 사무총장등 4명이 청와대와 정부에서 이정우 청와대 정책실장,문재인 민정수석과 노사정위원장 노동부차관등 총 10명이 참석했다. 진행은 단 위원장이 초청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고 대통령이 인사말을 한후 참석자들의 질문과 건의, 대통령의 답변순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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