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해 1월 공개한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승무원 7인의 모습. 2003년 1월 임무 수행을 위해 우주로 떠난 컬럼비아호는 같은해 2월 지구로 귀환하던 도중 폭발했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컬럼비아호 발사 과정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앞서 27번이나 임무 수행 후 무사히 귀환했던 이 우주왕복선은 익숙한 듯 우주를 향해 나아갔다. 컬럼비아호는 약 8분30초 만에 계획된 궤도에 도달했고, 7명의 승무원은 곧바로 연구를 시작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해 1월 공개한 우주비행사 Anderson의 사진. 우주로 나간 컬럼비아호 내부에서 모듈 작업 중인 모습.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오전 8시50분쯤 컬럼비아호의 왼쪽 날개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압력감지계와 온도감지계가 이상 증가 값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약 9분이 지난 뒤 컬럼비아호와 지상 간 교신이 끊겼다.
오전 9시를 기점으로 텍사스주 하늘에서는 컬럼비아호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파편들이 관측됐다. 지상에서는 계속해서 우주왕복선과의 교신을 시도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오전 9시3분쯤 컬럼비아호는 텍사스주 댈러스 남쪽 160㎞ 상공에서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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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해 1월 공개한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승무원 7인의 모습. 2003년 1월 임무 수행을 위해 우주로 떠난 컬럼비아호는 같은해 2월 지구로 귀환하던 도중 폭발했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관련 당국은 컬럼비아호 잔해와 우주비행사들의 유해를 찾는 작업에 돌입했다. 이는 약 3개월 동안 진행됐으나 당국이 찾은 컬럼비아호 잔해는 38%가량에 불과했다.
사고조사위원회는 2003년 8월 26일 조사 결과를 담은 최종 보고서를 공개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컬럼비아호는 이륙 때 충격으로 왼쪽 날개에 파손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우주에선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지구로 귀환할 때 문제를 일으켰다.
컬럼비아호가 엄청난 속도로 지구 대기권에 진입했을 때 막대한 열이 파손 부분을 통해 우주왕복선 내부로 들어왔다. 왼쪽 날개 온도는 4000도 이상 치솟았고, 내부 장비들은 녹아내리거나 작동을 멈췄다. 이 여파로 컬럼비아호 본체도 불안정해졌고 결국 공중에서 폭발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마련된 임시기념관에서 7명의 컬럼비아호 승무원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린 모습.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컬럼비아호 승무원 7명은 △데이비드 M. 브라운 △릭 D. 허스번드 △로렐 B. 클라크 △칼파나 차울라 △마이클 P. 앤더슨 △윌리엄 C. 맥쿨 △일란 라몬 등이다. 미국 정부는 2004년 2월 이들에게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추서했다. 명예훈장은 미국 군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위 무공훈장이다.
미국은 7명의 명예를 우주로까지 알리고 싶어 했다. 새로 발견된 소행성 7개 이름을 컬럼비아호 우주비행사들 이름을 따서 지었다. NASA는 2004년 1월 탐사로봇 '스피릿'이 화성에 착륙하자, 해당 지점 동쪽에 있는 7개 언덕의 이름을 컬럼비아호 승무원 이름으로 명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