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범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가 '현 수련제도의 문제점 및 개편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박정렬 기자
임현택 의협 회장은 개회사에서 "의대생과 전공의는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면서 맨몸으로 저항해왔으며 그 과정에서 반복되는 정부의 온갖 협박과 회유에도 굴복하지 않고 투쟁을 멈추지 않고 있다"며 "자신의 미래를 담보로 한 투쟁을 의료계를 대표하는 의협 회장이자 한 사람의 선배로서 지켜봐야 하는 현실이 참담하다"고 말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26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의료 사활을 건 제1차 전국 의사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이날 토론회 현장에는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 최창민 전국의과대학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위원장을 포함해 의대교수와 개원의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유튜브 생중계 접속자는 300~400명가량이다. 이번 토론회는 의사단체의 대정부 투쟁 일환으로 집단 휴진을 대신하는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사전에 진료 일정을 조정할만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고 참석률 자체가 높지 않아 환자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인턴 수련, 운영 주체 만들고 지원 늘려야이날 첫 발표는 박용범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가 '현 수련제도의 문제점 및 개편방안'을 주제로 진행했다. 인턴과 레지던트(전공의)는 대학을 졸업하고 전문의를 따기 전까지 수련병원에서 공부(교육)하며 일(근로)하는 의사다. 의대 증원에 대한 반발과 수련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대부분 병원을 떠난 뒤 현재까지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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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은 피교육자와 근로자로서 자격을 동시에 갖지만 사실상 병원에서 궂은일을 도맡는 '일꾼'으로서 역할이 강하다. 전공을 선택한 레지던트보다도 이제 막 병원에 들어간 인턴은 입지가 더 좁다. 박 이사는 "현재 인턴 수련 프로그램에 대해 논란이 되는 지점은 인턴 이후 1차 진료 능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다는 점과 전공 선택을 위한 진로 탐색이 이뤄지지 못하다는 점"이라며 "2년제로 전환해 1차 진료를 단독으로 수행할 역량을 갖춰주자는 의견과 레지던트 수련에 들어가는 경우 인턴을 따로 받지 않아도 된다는 등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한 범의료계 협의체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가 26일 오후 2시 의협 회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대한민국 의료 사활을 건 제1차 전국 의사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현장에는 의대교수, 개원의 등 50여명의 의사가 참여했다. 전공의·의대생의 불참으로 '반쪽 운영' 비판을 받은 올특위는 이번 토론회를 끝으로 운영을 중단한다./사진=박정렬 기자
인턴을 마치면 내과, 외과 등 전공을 선택해 전문의를 따기 위한 레지던트 과정을 밟기도 하지만 일반의로 즉시 개원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환자들이 인턴 진료에 반감이 커 환자 경험을 충분히 얻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박 이사는 "인턴 수련 프로그램을 수립하고 실행을 관리하거나 인증하는 기관도 없어 병원별 교육의 질적 차이도 크다. 각 병원에 인턴 수련을 책임지는 지도 전문의도 제도화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결국 인턴 수련 교육은 '기간'이 핵심 문제가 아니라고 박 이사는 강조했다. 그는 "수련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한다고 해서 현행 인턴제도의 문제점이 상당 부분 해결될 것이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결국 수련 프로그램의 내용, 교육자, 운영 관리 주체, 지원 시스템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