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이미지…20억 안부른 게 다행" 손웅정 고소 부모 녹취록 나왔다

머니투데이 전형주 기자 2024.06.2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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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웅정(62)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아카데미 원생에게 욕설을 한 혐의로 고소를 당한 가운데, 고소인이 손 감독 측에 최소 5억원 이상의 합의금을 요구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다. /사진=뉴스1손웅정(62)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아카데미 원생에게 욕설을 한 혐의로 고소를 당한 가운데, 고소인이 손 감독 측에 최소 5억원 이상의 합의금을 요구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다. /사진=뉴스1


손웅정(62)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아카데미 원생에게 욕설을 한 혐의로 고소를 당한 가운데, 고소인이 손 감독 측에 최소 5억원 이상의 합의금을 요구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다.

디스패치는 28일 피해 원생 부모 A씨가 손 감독의 법률대리인 김형우 변호사(법무법인 명륜)에게 말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A씨는 4월19일 김 변호사와 만나 합의를 시도했다. 그가 제시한 합의금은 5억원. A씨는 "아이로 계산하면 1500만원이 맥시멈이다. 저도 알고 있다. 그런데 특이 상황이지 않냐"며 "이게 손웅정 감독과 손흥윤(손흥민 친형)이 다 껴있지 않냐. 합의하려면 돈이 중요한데, 이미지 실추 생각하면 5억의 가치도 없냐"고 말했다.

이어 "연예인이 택시를 타서 택시 운전수 싸대기 한 대 때렸다고 2억~3억원씩 주고 합의하고, 김XX이 술 먹고 사람 때렸다고 5억원씩 주고 합의하는 이런 판국이다. 유명 연예인이 사고 치면 합의금 얼마인지 아시지 않냐"고 부연했다.



김 변호사가 "아카데미도, 감독님도 돈이 없다"고 하자, A씨는 손 감독의 아들인 손흥민(31)을 언급했다.

A씨는 "(5억원 제안이) 심한 건 아니다. 지금 (손흥민이) 4000억원에 이적한다, 뭐한다고 하는데, 손흥민 일이 아니더라도 손 감독이 에이전시를 하고 있지 않냐"고 했다.

그는 또 언론과 대한축구협회 등을 언급하며 "언론사나 축구협회에 말해서 거기 자체를 없애버리고 싶은 마음이다. 축구협회에 넣으면 어떻게 되냐. 자격증 정지 또는 취소지 않냐. 언론 막고 축구도 계속하는데 5억이든 10억이든 돈이 아깝냐"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저는 20억 안 부른 게 다행인 것 같다. 돈이 중요해서 하는 게 아니다. 제가 한 200억 넘게 있다. 사업하다가 잘못됐지만"이라고 덧붙였다.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6차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 전반 한국 손흥민이 프리킥에 실패한 뒤 관중석을 향해 환호를 유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6차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 전반 한국 손흥민이 프리킥에 실패한 뒤 관중석을 향해 환호를 유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A씨는 비밀을 유지해줄 테니 합의금 5억원을 맞춰달라며 "언론에 보도되든 말든 신경 안 쓸 거면 2000만원, 3000만원에도 합의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김 변호사가 "비밀 유지 조항 없이 2000만원은 어떻냐"고 하자, A씨는 "변호사비 하면 남는 것도 없다. 제가 처벌불원서까지 써가면서 뭐 하려고 그런 짓거리를 하냐"고 말을 바꿨다.

손 감독이 꿈쩍하지 않자 A씨는 합의금을 3억에서 2억원, 1억 5000만원으로 낮췄다. 김 변호사에게는 "5억원 받아주면 내가 비밀리에 1억원을 주겠다. 현금으로"라며 리베이트를 제안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손 감독은 선을 넘는 합의금은 수용할 수 없다며 단호하게 거절했고, A씨는 아들의 멍 사진을 언론사에 제보했다.

김 변호사는 매체에 "합의는 아이에 초점이 된 것이지 않나. 아이의 정신적 피해를 회복하자는 건데"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손 감독과 SON축구아카데미 코치 2명은 3월19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했다.

이들은 같은 달 진행된 전지훈련에서 원생 A군 등에게 체벌과 욕설을 한 혐의를 받는다. A코치는 C군의 허벅지를 코너플래그(경기장 모퉁이에 세우는 깃발)로 때려 전치 2주 부상을 입혔으며, B코치는 일부 선수의 엉덩이와 종아리, 머리를 때리거나 구레나룻을 잡아당긴 혐의를 받는다. 손 감독은 훈련을 잘 못하는 원생을 상대로 욕설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을 수사한 강원경찰청은 이들을 지난 4월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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