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선영이 밝힌 '크래시' 시즌2를 해야 하는 이유 [인터뷰]

머니투데이 이경호 기자 ize 기자 2024.06.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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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염원하는 참 경찰 역 열연하며 시청률 상승 견인

배우 곽선영./사진=자이언엔터테인먼트배우 곽선영./사진=자이언엔터테인먼트


두 주먹 불끈 쥐었다. 범죄자 검거를 위해 포기하지 않고, 끝내 수갑을 채웠다. 때로 인간미 넘치는 모습으로 진짜 경찰의 모습을 보여줬다.

신뢰가는 참 경찰의 모습을 보여준 곽선영을 두고 하는 말이다.



곽선영은 지난 18일 종영한 ENA 월화드라마 '크래시'(극본 오수진, 연출 박준우)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크래시'는 칼 대신 운전대를 잡은 도로 위 빌런들을 소탕하는 교통범죄수사팀(TCI, Traffic Crime Investigation)의 노브레이크 직진 수사극이다. 총 12부작으로 지난 5월 13일 첫 방송, 6월 18일 종영했다.



극 중 곽선영은 남강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이하 TCI) 반장(경위) 민소희 역을 맡았다. 민소희는 타고난 순발력, 실전으로 익힌 무술 실력에 자유자재로 차를 모는 운전 실력을 소유했다. 특히 범인 검거에 있어서는 꺾이지 않는 근성을 앞세워 임무를 완수한다.

민소희로 분한 곽선영은 발차기, 엎어치기 등 맨몸 액션부터 카액션까지 소화해 '크래시' 보는 재미를 높였다. ENA 드라마 역대 시청률 2위까지 기록한 '크래시'의 인기 일등 공신을 아이즈(IZE)가 만났다.

배우 곽선영./사진=자이언엔터테인먼트배우 곽선영./사진=자이언엔터테인먼트

-'크래시'가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첫 방송 이후 매회 시청률 상승, 자체 최고 시청률 6.6%(16회.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ENA 드라마 역대 시청률 2위에 올랐다. 이런 반응은 예상했는가.

▶ 예상은 못 했다. '드라마가 잘될 거 같아'라는 이야기도 방송 전에 저희끼리(배우)도 없었다. 그냥, 감독님과 스태프분들, 배우들이 진심으로 열심히 만들었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진심으로 이 드라마를 만들었다고 말해도 될 만큼, 모두가 진심으로 했다. 그래서 '보시는 분들도 저희 진심이 전달된 걸까, 재미있게 봐주신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촬영할 때도 시청률 예상은 하지 못 했다.

-시청률에 대한 욕심은 없었는가.

▶ 있었다. 시청률이 오르면서 배우들과 감독님과 어느 정도까지 올랐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공약도 만들었었다. 하지만 숫자(시청률)보다 중요한 거를 얻었다. 사랑도 얻었고, 연기를 하면서 편하고 신나게 했던 몇 안 되는 작품 중 하나였다. 저는 얻은 게 더 많다. 시청률 숫자는 조금 아쉬웠지만 (시청자들께) 감사했다.

-'크래시'의 시즌2에 거는 기대감이 높다. 배우가 직접 전하는 '시즌2를 해야하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

▶ 아직 다루지 못한 범죄가 많을 것 같다. 작가님도 인터뷰(기자간담회)에서 급발진 사건도 다루고 싶다고 한 것처럼, 실제로 일어나는 일(사건)이나 저희가 모르는 도로 위 범죄가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드라마를 통해서 정보 전달이 같이 됐다. 그 부분에서는 '크래시'가 유익한 드라마였다. 그래서 더 많은 사건을 다룰 수 있는 시즌2를 하면 좋겠다. 그리고 이번에 다 풀지 못한 어현경 형사와 그의 엄마와 관계도 있다. 또 TCI가 국가수사본부 직속이 되었다. 이후 어떻게 TCI가 성장하고 발전할지 궁금하다. (시즌2를 하게 된다면) 얼만큼 성장할지 기대된다.

ENA 월화드라마 '크래시'에서 민소희 역을 맡은 곽선영./사진=ENAENA 월화드라마 '크래시'에서 민소희 역을 맡은 곽선영./사진=ENA
-시즌2 제작이 결정 이야기는 들었는지 궁금하다. 또 시즌2 출연 제안이 온다면 흔쾌히 출연할 것인가.

▶ 그렇다. 요즘 매일 시즌2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첫 촬영이 언제냐고 물어본 적도 있다. 모두가 원하고 있다.

-'크래시'에서 곽선영이 직접 카체이싱 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혹시 카체이싱 액션이 부담스럽지는 않았는가.

▶ 운전하는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대본이 들어온 후 운전했다. 과거 사고 후 운전을 안 했는데, (역할을 위해) 면허증도 갱신했다. 운전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오히려 '크래시'에서 다양한 차를 운전했다. 그러다 보니까 운전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은 사라졌다. '크래시' 이후 차를 운전하고 다니는 계기가 됐다. 카액션 같은 경우에는 도로를 통제하고 안전하게 촬영해서 부담은 없었다.

ENA 월화드라마 '크래시'에서 민소희 역을 맡은 곽선영./사진=ENAENA 월화드라마 '크래시'에서 민소희 역을 맡은 곽선영./사진=ENA
-카체이싱 촬영 중 차 사고가 있었다고 하는데, 어떤 사고였는가.

▶ 방송에서 소희가 운전하는 차에 정채만 팀장님을 옆에 태우고 출근하는 장면으로 나왔다. 할머니가 운전하는 차량이 보복 운전을 당하고 있던 장면이다. 처음 대본에는 혼자 운전하고 가는 장면이었다. 카체이싱 연습도 했고, 리허설도 충분히 했다. 촬영 들어가서 드리프트에 성공했고, 이제 제이턴(J턴) 하나만 남았다. 감정이 올라와서, 제가 리허설에서 했던 것보다 가속 페달을 더 밟은 것 같다. 또 후진 중에는 운전대를 조금만 꺾어도 차가 틀어진다. 제가 운전하는데 차선이 이탈됐다. 이때 멈춰야 하나, 가야 하나 고민을 했다. 그러던 중에 큐 사인이 왔다. 운전대를 꺾었는데, 사인이 안 맞았다. 차가 인도 쪽에서 부딪히면서 사고가 났다. 차에 함께 타고 있던 무술 감독님도 걱정이 됐고, 내려서 보니까 차가 많이 찌그러져 있었다. 제 선글라스도 날아갔는데, 그것도 모니터를 보고 알았다. 잠깐 사이에 기억이 안 났다. 경황도 없었다. 촬영에 지장이 생겼다는 게 너무 죄송했고, 속상했다. 성공하지 못한 게 속상했다. 저 때문에 무술팀, 연출팀이 어떻게 해야 하나 회의를 했다. 저는 뒤에 예정된 촬영을 지연시키고 싶지 않았다. 당시 아픈 것도 잘 몰랐다. 그래서 촬영을 이어갔다. 병원은 나중에 갔는데 다행히 몸에 이상은 없었다. 사고 난 차량은 폐차했는데, 이게 옛날 차(올드카)라서 부품을 구하기 어려웠다. 여분의 차량이 있어서 촬영할 수 있었다. 그리고 회의 결과, 저 혼자보다 정채만 팀장님과 같이 가는 게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렇게 바뀌게 됐다. 사실 사고 이후 카체이싱을 제가 직접하지는 않았다. 차를 또 구하기도 어려웠고, 안전상의 문제 때문이었다. 주행 정도는 저희가 했지만, 그 외 카액션에서는 차에 소품을 달고 촬영했다.

-극 중 TCI 팀장 정채만 역의 허성태와 호흡을 맞췄다. 허성태가 흔치 않게 선한 역할을 했다. 옆에서 직접 본 소감은 어땠는가.

▶ 원래 선한 분이고, 배려심도 많다. '이렇게 좋은 사람이 어떻게 악역을 했지?' 싶을 정도였다. 선배님도 이 역할이 편하다고 하셨다. 정채만 팀장님 그 자체였던 것 같다. 다른 배우들도 선배님한테 의지를 많이 했다. 든든하게 정채만 팀장님 같은 역할을 해주셨다. 통찰력 있게 얘기해주셨다.

-차연호 역의 이민기와 호흡도 궁금하다.

▶ 이민기 배우는 정말 (연기를) 잘 받아줬다. 제가 많이 배웠다. 극 중에서는 민소희가 차연호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역할이었다. 반면 촬영장에서는 이민기가 곽선영을 도와줬다. 이민기가 저보다 경력이 많아서 제가 체크하지 못한 부분도 잡아줬다. 제가 '똑똑박사'라고 불렀다. 경험에서 나오는 것도 있지만 사람도 똑똑한 것 같다. 저를 많이 도와줬다. 연기를 주고받을 때도, 편하게 잘 받아줬다.

배우 곽선영./사진=자이언엔터테인먼트배우 곽선영./사진=자이언엔터테인먼트
-'크래시'에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여러 사건이 나왔다. 혹시 이 중에서 배우가 공감하며 분노를 했던 에피소드가 있는가.

▶ 저는 택시 역과 사고(4회, 5회. 주취자 역과 사망 사고)다. 범인이 너무 겁이 나니까 도망을 갔겠지만, 피해자에게는 잔혹한 범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소희 대사 중에 '범인도 막상 검거해 보면 피해자인 경우가 많다'라는 말이 있다. 신고하려고 하다가 결혼을 앞둔 딸을 떠올리고 달아나면서 결백을 증명할 기회를 놓쳤다. 그 에피소드가 너무 마음이 아팠다. '이런 경우도 있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모든 (사건) 에피소드가 화가 난다. 작게는 보복 운전부터 큰 사건까지. 피해자 입장에서는 억울하고 슬프고,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에게 화가 났다. 또 표정욱(강기둥)이 잡혀들어갔을 때는 통쾌했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정의는 실현되고, 나쁜 사람을 벌을 받는 상황이어서 막 화가 나지는 않았다. 잘 해결됐다.

-이번에 인상 깊은 액션 연기를 보여줬다. 앞으로도 액션 장르는 열린 마음으로 도전할 생각인가.

▶ 모든 작품에 마음이 열려있다. 다양한 역할은 한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젊음이 언제까지 유지되는 게 아니니까, 할머니가 될 때까지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해보고 싶다. 그리고 또 액션이 들어오면 더 발전된 액션을 할 생각이다. 더 열심히 하겠다.

-'크래시'에서 경찰 역을 맡아서, 촬영 후 교통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도 준법정신이 더 투철해졌을 것 같다.

▶ 저는 아이가 있어서 법을 지킬 수밖에 없다. 또 어릴 때 부모님으로부터 그렇게(준법) 배움을 받았다. 그래서 지킬 수밖에 없다. '크래시'를 하고 나서는 운전을 할 때 조금 더 안전운전을 하게 됐다. 제가 '크래시'를 계기로 운전을 다시 하게 됐다. 오랜만에 도로로 나갔는데, 운전 안 한 사이에 도로가 많이 무서워졌다. 더 조심해야 하는 것도 있었다. '크래시' 방송 중에는 더더욱 조심했다. 제가 경찰도 아니었는데 그렇게 됐다. 또 도로에서 안 보이던 게 보이게 됐다. 구급차, 소방차가 많이 지나다니더라. 보이는 게 많다. 보복 운전은 말 할 것도 없다. 그런 거 보면서 조금 더 양보하고 조금 더 이해하면 이런 범죄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

배우 곽선영./사진=자이언엔터테인먼트배우 곽선영./사진=자이언엔터테인먼트
-최근 곽선영이 출연한 드라마에서 주목받은 역할이 직업 군인, 경찰이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에서 직업 군인인 장교, '두뇌공조'와 이번 '크래시'에서는 경찰이었다. 공교롭게도 특정직 공무원 역할로 주목을 받았다. 혹시, 의도된 역할 선택인가.

▶ 저는 작품, 인물을 선택할 때 의도하지 않는다. 감사한 마음으로 제안받은 작품에 참여했다. 출연했던 역할을 조금 정리해 보면, 정의롭고 자기 할 일을 꼭 해야 하고, 완벽해야 했다. 혹은 가족애, 인간애 있는 캐릭터를 주로 했던 것 같다. 경찰이라고 해서 다 똑같은 게 아니다. 인물이 다 다르다. 인물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이 역할을 잘 해내야지' 하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공무원 역할을 의도적으로 했다? 그렇지 않다.

-'크래시' 이후 tvN 예능 '텐트 밖은 유럽' 새 시즌에 출연하게 됐다. 유럽으로 가게 됐는데, 소감은 어떤가.

▶ 제 첫 예능이기도 하다. 긴 시간을 해외로 나가는 것도 처음이다. 캠핑 그리고 유럽으로 가는 게 처음이다. 걱정보다는 좋은 경험이 되겠다 싶다. 또 (함께 출연하는) 라미란 선배님, 이주빈, 이세영과는 인연이 없었다. 라미란 선배님과는 식사 자리 한 번 있었고, 작품으로도 아무런 인연이 없다. 사전 미팅 전에 두 번 정도 만났는데 다들 정말 좋았다. 저만 잘하면 될 것 같다.

-연극,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하다가 드라마로 진출한 후 쉼 없이 활동 중이다. 이유가 있는가.

▶ 저는 작품을 많이 하고 싶은 욕심, 혹은 어떤 계획이 있었던 게 아니다. (제안) 들어오면 다 했다. 정말 신나서 했다. (출연) 기회가 온 대본, 다 재미있었다. 그리고 저를 찾아주시는 게 아직도 신기하다. 정말 감사하다. 주변에서 '왜 이렇게 쉼 없이 일을 하냐'는 말 저도 많이 들었다. 재미있어서 하는 거다. 그래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했다. 재미있어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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