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무기한 휴진' 중단…의대 교수들 "저항은 계속"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2024.06.2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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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이어오고 있는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의 휴진 지속 여부에 대한 투표 결과가 이날 오후에 발표될 예정이다. 2024.06.21. kmn@newsis.com /사진=김명년[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이어오고 있는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의 휴진 지속 여부에 대한 투표 결과가 이날 오후에 발표될 예정이다. 2024.06.21. [email protected] /사진=김명년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전면 휴진을 중단하되 '지속 가능한 방식의 저항'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21일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일부터 오늘(21일)까지 향후 활동 방향 관련해 4개 병원(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시보라매병원, 강남센터)의 전체 교수 대상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전체 응답자 948명 중 698명(73.6%)이 휴진을 중단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의 저항'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휴진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은 192명(20.3%)에 불과했다.

구체적인 활동 방식을 묻는 질문(중복 응답 가능)에 대해, 75.4%가 '정책 수립 과정 감시와 비판,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고 동의했다. 55.4%는 '범의료계와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밖에도 교수 65.6%는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을 고려해 '지속 가능한 적정 수준으로 근무시간을 조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비대위는 "이번 투표 결과에 따라 전면 휴진을 중단하겠다"며 "하지만 우리는 저항을 계속할 것이다. 정부의 무책임한 결정으로 국민 건강권에 미치는 위협이 커진다면 다시 적극적인 행동을 결의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 "우리는 정책 수립 과정을 감시하고 비판과 대안의 목소리를 낼 것이며, 이를 위해 의료계 전체와도 연대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서울의대 교수들은 '무기한 휴진'을 선언한 지난 17일부터 치료를 미룰 수 없는 응급·중증·희귀 질환 환자 진료를 제외하고 기타 환자 진료와 정규 수술·시술을 중단해 왔다. 진료 참여 교수 중 54.8%가 휴진에 참여했고, 성명서를 제출한 교수들을 포함해 90% 이상의 교수가 이번 휴진을 지지했다.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전면 휴진 결의 이후 정부는 전공의 처분 움직임을 멈추는 등 유화적 태도 변화를 보이면서도 불법 행위에 대한 엄정 대처 방침을 발표하고 의협 해체 발언을 하는 등 여전히 의료계를 향해 으름장을 놓고 있다"며 "무너져가는 의료, 교육 현장을 하루하루 목도하는 우리는 피가 마르는 심정으로 정부에 더 적극적인 사태 해결 노력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19일 국회 상임위 회의에서도 무능력한 불통 정부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며 "26일 열릴 의료 사태 관련 국회 청문회를 환영하며, 이를 통해 이번 의료 사태를 초래한 정부 정책 결정 과정이 낱낱이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전면 휴진 기간에도 미룰 수 없는 중증·난치·응급 환자에 대한 진료는 유지해 왔지만, 서울대병원 특성상 현 상황이 장기화하면 진료 유지 중인 중증 환자에게도 실제적인 피해가 생길 수 있다"며 "우리가 전면 휴진을 중단하는 이유는 당장 지금 발생할 수 있는 환자의 피해를 그대로 둘 수 없어서"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닥칠 의료계와 교육계의 혼란과 붕괴의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 정책 수립 과정을 감시하고 비판과 대안의 목소리를 낼 것이며, 이를 위해 의료계 전체와도 연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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