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건강권 우선"…서울의대 교수-국회 복지위 '원론적 대화' 되풀이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2024.06.1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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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무기한 휴진'…서울의대, 국회 복지위와 '비공개 회동'
"의정 갈등 장기화 안 돼, 국민 건강권 우선" 원론적 대화만

강선우 보건복지위원회 의원이 1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열린 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집행부 현장간담회를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머니투데이DB)강선우 보건복지위원회 의원이 1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열린 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집행부 현장간담회를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머니투데이DB)


내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예고한 서울대 병원 교수진이 휴진을 하루 앞두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복지위) 소속 야당 의원들과 비공개 회동을 가졌지만 원론적 대화에 그쳤다. 서울대 의대 측은 의정 갈등 상황이 장기화해선 안 된다는 입장에는 공감하면서도, '전공의 행정조치 취소' 등 기존 요구사항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국회 복지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와 서울대병원 집행부를 각각 만나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2시간가량 이어진 간담회 직후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복지위 야당 간사)는 대한의원본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 복지위와 서울대 비대위, 서울대 병원 집행부는 현재 의정 갈등 상황이 장기화해서는 안 된다는 것과 국민 건강권이 가장 우선이라는 점에 대해 모두 공감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비대위 측은 이날 간담회에서 △전공의에 관한 행정 조치 취소 △정부-의사단체 간 상설협의체 구성 △의대 정원 관련 의료계와 논의 등 크게 세 가지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강 의원은 "이에 복지위 박주민 위원장은 원칙적으로 협의체 구성에 찬성하는 입장이었고 의대 정원 관련 의료계와 논의에 대해서도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계와 논의해야 한다는 것의 연장선상에서,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과정의 절차 및 여러 문제점을 고려해 반드시 빠짐없이 짚어달라는 비대위의 요구가 있었다"며 "박 위원장도 이에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서울대병원 집행부와는 비대위의 요구조건에 관한 전반적인 대화를 나눴고 크게 결이 다르지 않은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추가적인 후속 논의 일정은 구체화하지 않았으나 복지위는 필요시 논의를 이어가겠단 입장이다.



16일 오전 9시40분쯤 강희경(왼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회 비대위원장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서울대 교수 비대위·서울대병원 집행부 현장 간담회' 참석을 위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16일 오전 9시40분쯤 강희경(왼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회 비대위원장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서울대 교수 비대위·서울대병원 집행부 현장 간담회' 참석을 위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당초 국회는 현재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의정 갈등 상황과 관련, 긴급회동을 통해 대화의 물꼬를 트겠단 입장이었다. 이날 서울대 비대위 측에선 강희경 비대위원장 외 4명, 서울대병원 집행부 측에선 김영태 병원장 외 6명이 간담회에 참석했다. 복지위에선 더불어민주당 박주민·강선우·김윤·서영석·서미화·박희승·김남희·장종태·이수진·남인순·백혜련 의원 등 민주당 의원 11명과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 등이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회 원 구성 관련 여·야 갈등으로 상임위 보이콧에 나선 여당 의원들은 불참했다.

의대 증원 규모가 '2000명'으로 결정된 배경에 대해서도 강 의원은 "국회에서 밝힐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통해 밝혀내겠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복지위는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과 이기일 제1차관, 박민수 제2차관 등에 대한 증인 출석 요구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은 "복지위가 (복지부) 장·차관의 출석을 의결했는데 그 대상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며 "17일 출석 요구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19일 재차 증인 출석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5일 서울대 의대·병원 비대위는 오는 17일 전체 휴진을 앞두고 서울대 의대 산하 4개 병원(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강남센터)의 휴진 참여 교수를 중간 집계한 결과, 전체 대면 진료 교수 967명 중 529명, 전체의 54.7%로 집계됐다고 밝힌 바 있다. 비대위에 따르면 직접적인 휴진 참여 교수 529명에 더해 휴진은 없지만 취지에는 동참한다는 성명서를 제출한 344명 등 총 873명의 교수(90.3%)가 휴진 지지 의사를 보였다. 현재 비대위는 응급·중증 환자 및 희귀·난치질환 환자를 포함해 진료를 유지하는 교수들을 상대로 휴진 지지 성명서를 받고 있다.


강 의원은 복지위와 대한의사협회 간 회동 계획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다"면서도 "의정 갈등 해결을 위해 국회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복지위에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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