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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에이트 쇼'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러운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원작 웹툰이 정말 흥미로웠어요.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돈과 시간에 대한 풍자, 돈과 시간을 직조해서 사람의 본성에 대해 이야기하는게 무겁지만 나름의 재미가 느껴졌어요. 특히 제가 맡은 역할이 새롭고 도전적이다 보니 새로운 느낌을 선사하면 어떨까, 스스로 도전하면 어떨까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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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물이 너무 현실적이라면 혐오스럽거나 불편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비현실적인 부분도 있어야 욕하시면서도 조금은 즐겁게 보실 것 같았어요. 후반부로 갈수록 무거워지고 잔혹한 부분이 있는데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면서 환기를 시켜주고 싶었어요. 사실 디테일을 가져가기에는 어려운 인물이고 디테일이 필요하지 않은 인물이기도 해요. 너무 섬세하다면 과하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어서 어느 정도 타협하고 이야기 구조에 맞춰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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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더 에이트 쇼'에는 캐릭터의 전사와 설정 등 시청자들이 사전에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요소가 배제되어 있다. 캐릭터를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쉽게 갈피를 잡기 어려울 수 있다. 천우희는 8층의 순수한 의도에만 집중해 캐릭터를 완성했다.
"사실 '왜'가 중요한 인물이 아니라 고민도 많았어요. 이 공간 안에 있는 사람과의 관계나 공유하는 정서가 없고 서사도 명확하지 않으니까요. 어떻게 하면 납득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다 최대한 의도를 배제하고 접근하는 게 수월했어요.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 비호감이 되거나 다른 의도로 피해를 주는 것처럼 비칠 수 있으니까요. 사실 사이코패스나 살인자를 연기할 때 감정에 이입하는 건 아니거든요. 이번에 꼭 캐릭터에 공감할 필요는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서사와 단서가 없다 보니 인물의 초목적만 생각할 수밖에 었었어요. 물론 쉽지 않았지만, 다른 곳으로 길을 잃지 않고 싶어서 그 부분에 집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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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뿐만이 아니라 욕구의 단계에도 피라미드가 교묘하게 섞여 있다고 봐요. 안정, 생존, 인정 이런 것들이 묘하게 얽혀있다 보니 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다르게 대입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다만, 천우희는 8층이 악인은 아니라고 분명히 못 박았다. 재미를 추구하는 행위 자체가 주최 측의 의도와 결합돼 혼동될 수 있지만 결국은 8층 역시 참가자라는 것. 나아가 '더 에이트 쇼'는 화두를 던질 뿐 결국 판단은 시청자의 몫이라고도 덧붙였다.
"참가자들이 지배층과 피지배층처럼 나뉘었지만 8층이 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8층의 행동이 주최 측의 의도와 비슷하게 이뤄지지만 결국은 8층도 참여자거든요. '공평하지 않아'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처음부터 주어진 거고 논리로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걸 논리로 접근하려 하다 보니 갈등이 생기는 거죠. '더 에이트 쇼'는 이러한 화두를 던질 뿐, 각자가 어떻게 생각하는가 중요한 것 같아요."
돈이 아닌 '재미'를 탐구한 8층은 누군가에게는 불편할 수 있는 지점까지 건드리며 진정한 재미에 대해 탐구한다. 천우희는 '인간의 본성을 탐구한다'는 부분에서는 배우라는 직업과 비슷한 면모가 있기도 한 것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지금까지 작품을 선택하는 데에 있어서 대척점에 있는 캐릭터라 어느 하나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촬영을 할 수록 비슷한 면모가 있을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인간 본성에 대해 탐구하고 인간 본능에 대해 맞닿고 싶어 하는 부분들이 제가 연기를 하는 모습과 비슷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저도 인간의 본성을 들여다보기 위해 연기를 하는 사람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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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런 경우들이 많았어요. 몇 년간 작업했던 결과물이 한 번에 공개될 때가 더러 있더라고요. 아쉬운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그래도 좋게 생각하는 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거예요. 이번에도 아예 장르와 색깔이 다른 작품이다 보니 반응이 다르더라고요. 그 반응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요. 결과물도 아주 완벽하게 마음에 든다고는 할 수 없지만 노력한 만큼 잘 나온 것 같아 만족해요."
천우희의 말대로 '더 에이트 쇼'와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에서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전혀 다르다. 앞선 천우희의 작품들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특히 '더 에이트 쇼'를 통해 새로운 접근 방식을 알게 된 천우희는 앞으로도 더욱 넓은 확장과 도전을 예고했다.
"지금까지의 작품을 보니 공통점이라고 하면 '연민'이더라고요. 나는 결국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싶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 에이트 쇼'에서는 반대로 접근해서 다른 공식을 대입해 봤어요. 아쉬운 면도 있지만 그래도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은 분명히 있어요. 결국 저에게서 시작하다 보니 결과물이 대동소이할 수 있지만 저는 매번 도전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더 에이트 쇼'를 통해 또 다른 결의 무언가를 접했는데 앞으로도 제가 해왔던 것을 다방면으로 확장하고 싶어요. 아마 이런 욕구는 모든 배우에게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