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김호중에 "술 천천히 마셔, 누가 쫓아오냐"…술자리 언급한 변호사

머니투데이 채태병 기자 2024.05.2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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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중 뺑소니 교통사고 낸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왼쪽)과 그의 변호인 조남관 변호사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2024.05.21. /사진=뉴스1 음주운전 중 뺑소니 교통사고 낸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왼쪽)과 그의 변호인 조남관 변호사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2024.05.21. /사진=뉴스1


영화 '부러진 화살'의 실제 모델로 유명한 박훈 노동 전문 변호사가 음주운전 뺑소니 교통사고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과 술자리를 가졌던 순간을 떠올렸다.

박훈 변호사는 23일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글을 통해 "2013년 김호중을 그의 고향인 울산 야외 행사장에서 만난 적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당시 김호중은 21세 무렵으로 한석규, 이제훈 주연의 영화 '파파로티'로 이름을 날릴 때였다"며 "난 영화 '부러진 화살'로 인해 전국을 사법 개혁 문제로 돌아다닐 때였다"고 회상했다.

박 변호사는 "그때 난 야외 강연을 하고, 김호중은 강연 보조로 노래를 불렀다"며 "(강연 후) 뒤풀이 자리에서 (김호중과) 몇 시간 동안 술을 주거니 받거니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0여년이 흘러 그가 저지른 어이없는 행위를 보다가, 그의 마지막 공연이 창원 체육관이었다는 것을 듣고 (과거에) 내가 김호중한테 한 말이 생각났다"며 "당시 내가 '술 천천히 마셔라, 누가 쫓아오냐?'라며 파전을 뜯어 그에게 줬던 게 기억이 났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참으로 안타까운 친구"라며 "어린 나이 때 그를 (과도하게) 띄운 사람들이 원망스럽기도 하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21세 인생에 대한 영화라니…"라고 덧붙였다.

본격적인 사회 생활도 시작하지 않은 21세 어린 청년의 전기 영화를 만든 사람들, 영화의 주인공이 됐다며 그를 부추긴 주변인들, 성공에 취해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김호중 등이 지금의 사태를 만들었다는 비판 의견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호중은 지난 9일 밤 11시40분쯤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에서 벤틀리 차량을 운전하다, 중앙선을 넘어 정차 중이던 택시를 들이받고 현장에서 도주했다.

사고 당시 김호중 매니저는 김호중과 옷을 바꿔 입은 뒤 경찰에 "내가 운전했다"며 허위 자수했다. 또 소속사 관계자들은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하기도 했다.

당초 김호중은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지난 19일 음주운전 사실을 자백했다. 경찰은 소속사 관계자들이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하려고 한 것으로 보고, 김호중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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