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을 찾아 김밥을 산 핀란드인 관광객들. /사진=정세진 기자
"프랑스에서 온라인 쇼핑으로 세럼 1병 사면 22유로(약 3만2000원)에요. 한국에선 반값이에요."
어린이날 연휴 마지막날인 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는 유럽과 미국에서 온 관광객들로 붐볐다. 코로나19(COVID-19)가 유행하기 전 명동을 찾던 외국인 관광객은 중국인이 많았지만 최근엔 유럽과 미국 관광객 비중이 급격히 늘고 있다.
프랑스에서 온 산드라 쥬다씨(26·여)는 "스킨케어 제품과 음식을 사기 위해 친구와 명동에 왔다"며 "화장품 가게에 들어가서 가격표를 보고 머릿속으로 유로로 바꿔보면 거의 반값이라서 싸게 느껴진다"고 했다. 이어 "환전도 한국에서 유로를 원화로 바꾸면 프랑스에서 원화로 바꿀 때보다 더 싸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쥬다씨와 함께 온 위즈 베리씨(27·여)는 "삼겹살을 먹기 위해 명동에 왔는데 파리 물가에 비하면 음식값이 정말 저렴하다"고 했다.
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을 찾은 소피 메튜스씨가 작성한 '쇼핑 리스트'. /사진=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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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욜로씨와 함께 여행 중인 루카 페라레지씨(32·남)는 "올리브영, 에잇세컨에서 물건을 많이 샀는데 밀라노 물가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라고 했다.
호주에서 온 소피 메튜스씨(31·여)는 명동에 오기 전 '쇼핑 리스트'를 작성했다. 그는 이름표, 수하물 꼬리표, 안경집, 손 소독제, 립밤, 동전 지갑, 화장품 소분용기를 사기 위해 다이소에 갈 예정이다.
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을 찾은 산드라 쥬다씨(왼쪽)와 위즈 베리씨. /사진=정세진 기자
이어 "2주 동안 속초, 부산, 광주, 제주를 돌아다녔다"며 "제주도에서는 일행 8명과 흑돼지를 먹었는데 1인당 2만원 정도밖에 안 쓴 것 같다. 호주에 비하면 절반 가격이다"라고 했다.
명동에서 근무하는 종업원들도 다양해진 관광객 국적을 실감한다. 명동의 한 화장품 가게에서 일하는 대만인 라모씨(23·여)는 "올들어 미국과 유럽에서 관광객들이 많이 온다"며 "중국인은 크게 줄었고 태국을 중심으로한 동남아시아인들과 일본인도 여전히 많이 온다"고 했다.
또 다른 화장품 가게 점원 박모씨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진 않았지만 관광객이 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미국과 유럽 관광객 비중이 코로나 전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했다.
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을 찾은 관광객들. /사진=정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