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 난 화장품, 뒤집어보면 한국산"…K뷰티 키우는 일본 앳코스메

머니투데이 도쿄(일본)=하수민 기자 2024.05.01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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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to'K'yo-일본 한 가운데 깃발 꽂은 K-브랜드

편집자주 콘텐츠·패션·음식 등 한국의 라이프 스타일을 그대로 향유하는 형태의 신한류가 등장했다. 한국 드라마에 등장하는 음식을 시켜 먹고 화장품을 바르는 식이다. 문화강국으로 꼽히는 일본, 그중에서도 글로벌 도시 도쿄 한 가운데서 신한류 기세를 이어 나가기 위해 깃발을 꽂은 K-브랜드를 조명한다.

@COSME tokyo 매장 마련된 한국 뷰티브랜드 'BBIA' 팝업존. /사진=하수민기자@COSME tokyo 매장 마련된 한국 뷰티브랜드 'BBIA' 팝업존. /사진=하수민기자


"훌륭한 퀄리티를 갖춘 데다가 트렌드를 아주 빠르게 반영한다는 점이 K-뷰티의 장점입니다."

뷰티 강국 일본에서도 대표 뷰티 플랫폼인 '@cosme (앳코스메)'가 한국 중소 뷰티 브랜드 육성에 나서는 배경에 대한 설명이다. 앳코스메의 모회사 아이스타일의 이시이 부컴퍼니장은 "이전에는 한국 유명 로드샵을 찾아가 '한국 제품이라서 구매한다'는 팬덤 소비가 주였다면, 현재는 '입소문템'으로 유명한 제품을 뒤집어보면 'made in Korea'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점포 전반을 관리하는 이시이 부컴퍼니장은 지난 한 해 동안 한국 브랜드들의 매출 상승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점포 관리를 하다 보면 브랜드 매출 순위를 눈여겨볼 수 밖에 없다"면서 "지난 한 해 앳코스메 도쿄점의 매출 순위를 정리해봤을 때 티르티르, 이니스프리, 롬앤, VT, 힌스, 라네즈 등 매출 상위 5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린 한국 브랜드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본 내 한국 브랜드들의 성장세가 이어지자 아이스타일은 K-뷰티 브랜드를 육성하는 인큐베이팅 사업에까지 나섰다. 일본 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국내 중소 브랜드들의 경우 큐텐재팬(Qoo10)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하는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여전히 대부분 오프라인 매장에서 화장품을 직접 살펴보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주를 이룬다. 이 때문에 일본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노리는 해외 뷰티 브랜드들은 앳코스메, 로프트 등 주요 오프라인 매장에 제품을 입점시키는 것을 목표로 잡는다.

엣코스메 모회사 아이스타일에서 리테일 점포 컴퍼니장을 맡고있는 이시이씨가 아이스타일 조직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하수민기자엣코스메 모회사 아이스타일에서 리테일 점포 컴퍼니장을 맡고있는 이시이씨가 아이스타일 조직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하수민기자
제품력 있는 한국 브랜드가 정식으로 일본 오프라인 시장에 진출해 마케팅과 오프라인 채널 전략을 이끌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 아이스타일의 목표다. 아이스타일은 이를 위해 지난해 한국 뷰티 플랫폼 '글로우픽'을 운영하는 글로우데이즈를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또 K-뷰티 테스크포스팀(TFT)을 만들고 K-뷰티 브랜드들의 일본 시장 안착을 위한 마케팅 밸류체인을 구축해왔다.



앳코스메 관계자는 "한국 중소기업의 경우 일본에 접점이 없는 경우가 많고 일본 시장에 대한 이해도도 낮다"며 "아이스타일이 글로우데이즈를 인수하면서 한국 브랜드들이 일본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방법에 대해서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고민의 결과가 바로 '일본 첫 상륙 K-뷰티 특집'을 주제로 한 매장 캠페인이다. 앳코스메 도쿄매장에서는 △헤어케어 브랜드 '나르카' △ 큐텐 트렌드 어워드 2023을 수상한 스킨케어 브랜드인 '코페르' △ 무신사가 지난해 출시한 메이크업 브랜드 '오드타입'를 지난달 30일까지 직접 만나볼 수 있었다. 매장 중심에 매대가 놓여져 있으며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볼 수 있게 테스터가 구비됐다.

이시이 부컴퍼니장은 "앳코스메에서는 제품에 대한 정보가치, 체험 가치를 모두 제공하려고 한다"면서 "스태프가 POP(손글씨)로 제품에 대한 이해도 높일 수 있는 설명을 써놓는 등 정보가치를 높이고 체험할 수 있는 팝업 전용공간을 만들어서 체험해보는 가치도 강조하는 등 두 가지 주축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품 구매에 실패하고 싶지 않은 성향이 있는 일본 고객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리뷰를 참고해서 본인한테 맞는지 신중하게 고민한다"며 "이런 성향을 충분히 이해하고 매장을 꾸려나가는 노하우가 있다 보니 한국 제품들의 일본 시장 안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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